양국 관계 개선도 지체될 전망
취임 10개월만에 장쩌민 만났던
1993년 클린턴보다 더 길어질듯
베이징=박준우 특파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10월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23일 전해졌다. 지난 1월 취임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첫 대면 정상회담도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신임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10개월간 미·중 정상회담이 열리지 않은 것은 1993년 이후 처음으로, 그만큼 미·중 갈등이 첨예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런 가운데 취임 뒤 첫 아시아 순방에 나선 카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은 중국의 뒷마당인 싱가포르에서 인도·태평양 지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날 중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시 주석이 오는 10월 30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 화상으로 참여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시 주석의 로마 방문이 불발되면 미국이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추진하고 있는 미·중 정상회담도 열리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SCMP는 전했다. 이 경우 바이든 대통령은 1993년 빌 클린턴 당시 미 대통령이 취임 10개월 만에 미·중 정상회담에 나섰던 기록보다도 오랜 기간 중국 정상을 만나지 않은 대통령이 될 전망이다. 클린턴 대통령 이후 재임한 조지 W 부시, 버락 오바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뒤 2∼9개월 만에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진 바 있다.
미·중 정상회담 불발 가능성이 커진 것은 전 세계 코로나19 유행이 여전한 데다, 중국 측에서도 미국과의 관계 개선 의지가 크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행정부가 24일 검토를 끝낸 코로나19 기원설 관련 보고서를 조만간 발표하면서 중국의 책임을 거론할 가능성이 큰 것도 중국 측에는 부담이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SCMP는 “미·중 정상회담 개최가 지체되는 것은 양국 모두에 좋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면서 “전문가들은 중국의 방침이 마지막에 바뀌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미국의 대중 압박은 여전하다. 취임 뒤 처음으로 동남아 국가를 순방 중인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와의 회담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미국은 여전히 글로벌 리더”라면서 “미국의 안보·번영에 중요한 지역인 인도·태평양에서 21세기 역사가 쓰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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