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전자감독 세계최고”라더니
사고 터지자 “예산문제 개선”
법무부, 경찰과 공조확대 등
또 다시 뒷북대책 내놔 빈축


박범계(사진) 법무부 장관이 30일 위치추적전자장치인 ‘전자발찌’ 훼손 전후 여성 2명을 살해한 강모(56·강간, 강도 상해 등 전과 14범) 씨 사건에 대해 “끔찍한 범행”이라고 사과했지만, 재발 방지 대책과 관련해선 예산과 인력 탓만 해 비판이 커지고 있다. 법무부도 이날 전자발찌 견고성 개선과 훼손 후 신속한 검거를 위한 경찰과의 긴밀한 공조체제 개선, 처벌 및 인력 강화 등의 대책을 내놨으나 ‘전자감독 대상자 자택 수색 간소화’ 등과 같은 실질적 조치는 빠진 ‘맹탕 대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박 장관은 이날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이번 사건과 관련해 “전자감독 대상자가 끔찍한 범행을 저지른 점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며 머리를 숙였다. 박 장관은 이어 개선 방안 발표를 예고하며 “전자감독제도가 획기적으로 재범을 막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예산상·인원상, 또 우리 내부의 조직문화 변화 등이 수반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경찰과의 초동 공조 미흡 등 이번 사건의 문제점을 성찰하기보다는 예산·인력 문제 등을 이유로 내세우며 실질적 개선 의지는 드러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박 장관은 지난달 26일 법무부 전자감독시스템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자화자찬했는데, 당시 ‘함바왕’ 유상봉 씨가 전자발찌를 끊고 2주 넘게 도망 다니던 시기였다.

법무부는 이날 곧바로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에서 브리핑을 열고 “6회에 걸친 전자장치 개선을 통해 전체 훼손율은 감소했지만, 여전히 훼손사건이 발생하고 있어 전자장치 견고성을 더 강화하겠다”며 “훼손 초기 대응 협력, 대상자 범죄전력 등 공유정보 확대, 위치정보 공동 모니터링 방안 등 경찰과의 공조체제 개선을 위해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윤웅장 법무부 범죄예방정책국장은 재범 위험성 정도에 따른 지도감독 차별화 및 처벌 강화에 관해서도 설명했다. 그러나 전자감독은 대상자가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어도, 자택 등에서 무엇을 하는지 알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이번 사건에서 강 씨는 전자발찌를 착용한 채 집에서 여성 한 명을 살해했지만, 경찰은 수색영장이 없다는 이유로 자택 수색을 하지 않았다. 만약 이때 경찰이 자택을 수색했더라면 2차 살인을 막을 수 있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또 법무부의 재범 억제 대책에도 ‘자수해야 살인범을 잡는’ 경찰과 ‘전자발찌 훼손에도 경찰에 성범죄자임을 제대로 고지 안 한’ 법무부에 대한 여론은 싸늘하기만 하다. 이에 대해 법무부는 “보호관찰소에서 경찰에 성폭력 전자감독 대상자임을 알렸고, 형사사법정보망을 통해 경찰에서도 상세한 대상자 신상정보 확인이 가능하다”면서 사실상 책임을 경찰에 돌렸다.

이해완 기자 paras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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