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춘진 한국농수산유통공사(aT) 사장은 취임 이후 추진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으로의 전환에 대해 “안정적 먹거리 수급이라는 회사의 정체성과 직결된 문제”라고 강조했다.  신창섭 기자
김춘진 한국농수산유통공사(aT) 사장은 취임 이후 추진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으로의 전환에 대해 “안정적 먹거리 수급이라는 회사의 정체성과 직결된 문제”라고 강조했다. 신창섭 기자
김춘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두레생협 등과 업무협약 체결
비닐 대신 종이포장재 일상화
‘그린푸드 데이’캠페인 추진에
‘바우처카드’로 사회적 책임도

식량·식품 등 종합 가공하는
‘콤비나트’로 식량위기에 대비


“우리 공사의 존재 이유인 안정적인 먹거리 수급을 위해서라도 ‘환경·사회·지배구조(ESG)’를 고려한 경영활동으로의 전환에 공사 역량을 집중해야 합니다.” 김춘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은 지난 27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추진하고 있는 ESG 경영이 aT의 정체성에 해당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취임 후 ESG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김 사장은 “ESG 경영 중 환경경영(E) 부문은 타 기관과의 실질적 협업체계를 구축해 실천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내용을 나열했다. 우선 aT는 최근 120만 명의 회원을 보유한 생활협동조합(생협)인 두레생협, 아이쿱, 한살림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비닐포장 대신 종이포장재 사용, 친환경종이팩 생수 보급 등 탄소절감과 친환경 사회적가치 공유 체계를 마련했다. 또 한국화훼단체협의회 및 마포구청과의 협약을 통해 농가로부터 꽃을 기부받아 취약계층을 돕는 방식으로 꽃 폐기물을 줄이고, 사회공헌도 실천하는 선순환 체계도 구축했다.

사회적책임(S) 부문과 관련해서는 먹거리의 생산, 유통, 소비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 농식품분야 탄소중립을 실천하는 ‘코리아 그린푸드 데이’ 캠페인을 추진하는가 하면, 중위소득 50% 이하 취약가구에 매월 과일, 채소 등 신선농식품 구매가 가능한 ‘바우처카드’를 지원하는 등의 ‘환경+사회적책임’을 연계한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는 중이다.

그는 “앞서 말한 것처럼 안전한 먹거리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게 공사의 설립 목적이기에 탄소중립을 실천하며 사회적책임도 수행하는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3월 취임 후 줄곧 ‘현장에 답이 있다’는 신념하에 aT 내외사업 현장을 적극 방문해 들은 목소리를 사업에 반영하고 있다.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공사 지배구조(거버넌스·G) 확립을 위해 현장 소통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중소 농수산식품 기업의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현장에 접점을 둔 전국 11개 지역본부에 ‘기업성장응답센터’를 운영해 불합리한 규제 개선과 애로 해소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 역시 ESG 경영에서 적극 소통을 통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진정한 거버넌스(G)를 확립하기 위한 활동이다. 김 사장은 “최근 우리 공사에서도 사업부문에서 여성처장(윤미정 식품진흥처장)이 최초로 나왔다. 다행스럽지만 뒤늦었다. 여성뿐만 아니라 장애인 채용률도 낮은 것이 현실인데, ESG 경영을 도입하며 장애인 채용을 업무평가에 반영하니 자연스럽게 각 부서에서 장애인 인력을 요구하며 업무 효율도 높아졌다”고 전했다. 적극적인 시스템 변화를 통해 ESG 경영이 작동하도록 만든 사례로 평가됐다.

김 사장은 요즘 식량·식품 종합 가공 콤비나트(kombinat·공장 혹은 기업 결합체)에 상당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취임 첫날부터 고민한 이슈다. 올해 예산이 콤비나트 조성 관련 조사에 반영됐다. 보통 사람들이 들을 때 ‘콤비나트’라는 말도 생소하다. 그는 “코로나19 창궐 이후 콤비나트의 필요성은 더욱 확실하고 분명해지고 있다”며 “식량·식품 종합 가공 콤비나트는 식량위기에 대응해 안정적인 공공비축을 위한 물류·저장시설 구축과 제분·착유시설 등의 식품 가공공장을 집적한 전략 비축기지로서 식량안보 확보를 위해 반드시 갖춰야 할 공적시설”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코로나19 이후 세계 각국은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곡물 수출을 통제해 국제곡물시장의 불안정성이 커지는 추세다. 국제곡물가격지수(유엔식량농업기구(FAO) 2021년 기준)는 2020년 7월 96.9에서 올해 7월에는 125.5로 29.6%나 상승했다. 같은 기간 세계식량가격 지수도 93.9에서 123.0으로 31% 올랐다. 그는 “새만금 간척지가 콤비나트 시설이 들어설 최적지”라며 “쌀, 밀, 콩 주산지이며 농산물 저장·가공 수요도 많고, 식품제조업(클러스터), 유관기관 인접 등 배후 기반을 갖추고 있는 데다 해상운송이 용이하고, 수심이 깊어 대형선박의 접근이 가능한 항만 건설을 통해 동북아 식량 허브로 육성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사실 콤비나트가 불러올 산업적 파생 효과는 매우 크다. 그는 “식량안보, 청년일자리, 미래 먹거리 문제는 각 부처에 연결돼 있고, aT가 각 부처 업무와 연접해 충분히 수렴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 3선 국회의원 출신인 김 사장은 정치인 출신답게 관심 분야가 매우 넓다. aT가 농촌의 고령화 현상과 도시 청장년층의 취업난 해소에도 나서야 한다는 게 김 사장의 소신이다. 그는 요즘 ‘주민참여 공유경제형 스마트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 사업은 유관기관 협업으로 스마트팜 단지를 조성해 마을기업이 운영하고 농촌 고령층은 노동력 제공, 청장년층은 스마트팜을 운용하는 사업이다. 일자리는 물론, 농가소득 창출에 기여할 수 있다. 또 창출되는 수익 일부를 기본소득처럼 마을 전체 농가와 균등하게 배분해 농촌복지를 증진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그는 코로나19로 어렵지만 해외에서 ‘K-푸드’ 열풍이 이어지도록 aT의 역할을 한층 더 강화할 뜻도 내비쳤다. 지난해의 경우 코로나19 상황에서도 농수산식품 수출은 전년 대비 3.6% 증가한 98억7000만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달성했는데, 올해도 디지털기반 마케팅 강화나 국가별 맞춤 수출 지원, 전략품목 육성을 통해 흐름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
박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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