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지영)와 남편은 지인 소개로 만났어요. 첫 만남에서부터 유머 코드가 잘 맞고 대화가 잘 통했죠. 그렇게 좋은 분위기에서 소개팅을 마쳤는데요. 남편이 바로 다음 날 “벚꽃 놀이하러 가자”며 저를 불러내더라고요. 그렇게 1주일 동안 5번이나 벚꽃을 보러 갔어요. 사실 제가 벚꽃을 무척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매번 데이트 신청에 응했죠. 그렇게 5번째 만남에 남편이 제게 고백했습니다. 그때가 4월 5일 식목일이었는데요. 남편이 제게 “식목일인데 우리는 오늘 나무 대신 사랑을 심은 거다”라고 하더라고요. 그러고는 헤어지기 전에 “오늘부터 사귀는 것”이라며 통보해왔죠. 저는 평소 하고 싶은 말을 잘 못 하고 담아두는 성격이에요. 그래서인지, 제게는 없는 남편의 호탕하고 시원스러운 모습이 호감으로 다가왔죠.
즐거운 나날도 잠시, 연애를 시작한 지 5개월 지났을 무렵 할아버지가 병환으로 앓아누우셨어요. 할아버지를 보살피기 위해 남편에게 이별을 선언했죠. 하지만 남편은 잡은 손을 놓지 않고 저를 기다려줬습니다. 퇴근 후 병원으로 달려가 할아버지를 간호하는 게 일상이던 저를 매일같이 데리러 와 집에 바래다줬어요.
지극한 간호에도 불구하고 할아버지는 결국 돌아가셨어요. 할아버지의 장례식에서 남편을 제 가족에게 처음 소개했습니다. 남자친구를 집에 소개하는 것이 처음이었는데, 부모님이 남편을 무척 마음에 들어 하시더라고요. 얼마 지나지 않아 아버지도 병환을 얻어 돌아가셨는데요. 생전 아프신 와중에도 결혼 관련 업체를 알아봐 주실 정도로 저희의 결혼에 적극적이셨죠.
사실 남편은 이전부터 제게 결혼하고 싶다는 뜻을 비쳐왔습니다. 당시 여유가 없던 제가 결혼을 미루고 있었어요. 그런데 힘들 때 제 곁을 지키는 남편의 묵묵한 모습에 제 마음이 움직였습니다. 결혼 준비는 급물살을 탔고, 저희는 올해 2월 27일 결혼에 골인했습니다.
sum-lab@naver.com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