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시빈목’(西施빈目)은 ‘서시가 눈을 찌푸린다’로 ‘덮어놓고 남을 흉내 내는 어리석음’을 비판한 성어다. ‘장자’(莊子)에 실려 있다. 서시는 초선, 왕소군, 양귀비 등과 함께 중국 4대 미인이다. 서시와 얽힌 ‘침어’(沈魚)라는 말은 물고기가 아름다운 서시를 보고는 헤엄을 치지 못하고 그대로 물속으로 가라앉았다는 데서 유래한다. 하루는 서시가 가슴앓이 통증으로 눈을 찌푸렸는데 그 모습도 예뻤다. 그러자 못난 여자가 서시처럼 눈을 찌푸리고 다녔는데 이를 본 사람들은 다른 마을로 이사 가거나 문을 닫아걸고 나오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한단지보’(邯鄲之步)도 비슷한 의미다. 조(趙)나라 수도인 한단에 가서 한단 사람의 우아한 걸음걸이를 배우려던 청년이 걸음걸이는 배우지도 못한 채 본래의 걸음걸이를 잊어버려 기어서 돌아왔다는 내용이다. 겉으로 보이는 모습이 부러워 무조건 흉내 내다가 낭패를 본 것이다.
남의 것이 좋아 보인다고 모두 내 것이 될 수 없다. 그것을 갖겠다고 마음을 끓인들 무엇 하겠는가. 얼마 전 서울로 오는 고속도로가 정체돼 고가(高價) 외제 차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서울까지 왔다. 고급 차가 좀 더 편안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차도 서울로 오는 것은 똑같다. 인생도 그렇다. 경제적으로 풍요롭든 그렇지 않든 한 인생 살아가는 것이다. 부러워한다고 바뀌는 것도 없는데 그걸 가지려다 자칫 잘못하면 ‘서시를 흉내 내던 여인’이나 ‘걸음걸이를 배우려던 청년’처럼 패가망신한다. 중국 속담에 ‘어느 집이고 말 못할 속사정이 책 한 권은 된다’는 말이 있다. 부유한 사람도 그렇게 산다. 겉으로 보기에 그럴듯하다고 무턱대고 부러워하지 말고 내 삶에서 작더라도 행복했던 일이 무엇인지 떠올려보는 것이 정신건강에도 좋다.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 ‘저기 보이는 산이 좋아서 가보니 거기가 여기’라는 대목이 있다. 무슨 생각을 가지고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