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웨인 前 주아프간 美부대사

“탈레반, 美와 평화협상 이후
1년간 초석 다져 아프간장악”


워싱턴 = 김남석 특파원

얼 앤서니 웨인(71·사진) 전 주아프가니스탄 미국 부대사가 29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아프간 철군 이후 추락한 동맹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더 활발한 외교를 해야 한다”면서 “바이든 행정부는 한·미 동맹에 대해서도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웨인 전 부대사는 아프간 사태와 관련해서는 바이든 행정부가 안전 철수 등에 우선순위를 둬야 하며, 국제 원조가 가능하게 탈레반과 합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드로윌슨센터 비상근 고문을 맡고 있는 웨인 전 부대사는 이날 문화일보와 진행한 단독 서면인터뷰에서 “미국은 한국과의 동맹 관계, 대만과의 동반자 관계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면서 아프간 사태 이후에 오히려 미국이 동맹 관계에 더 집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웨인 전 부대사는 아프간 사태로 한국 등 동맹의 미국에 대한 신뢰 저하를 우려하면서 “미국이 동맹과의 관계를 키우는 데 훨씬 더 많은 투자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직업외교관으로 미국 내 손꼽히는 아프간 전문가인 웨인 전 부대사는 2009년 초대 아프간 개발·경제 담당 조정국장으로 부임했고, 2010년에는 아프간 부대사로 재직했다.

웨인 전 부대사는 탈레반의 급속한 아프간 장악 원인으로 탈레반의 영향력 확장과 미국의 정책적 실수를 원인으로 꼽았다. 그는 먼저 “갑작스러운 것으로 보이지만 탈레반은 2020년 초 미국과 평화협상 합의 이후 1년 넘게 아프간 장악을 위한 초석을 다져왔다”며 “아프간 전역에서 현지 지도자들을 회유하고, 위협하고, 뇌물을 주는 방식으로 설득하는 등 정치적, 군사적 입지 강화를 위해 이 기간을 최대한 활용했다”고 분석했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전임 행정부는 엉터리 정책으로 탈레반이 아프간 정부와의 협상에 진지하게 나서도록 압박하지 못했고, 바이든 대통령도 미군 철수 이후 아프간 정부에 대한 지원 의지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고 짚었다.

웨인 전 부대사는 아프간 사태와 관련한 우선순위 과제로는 미국인·아프간인 등의 무사 철수 완료와 테러 예방 등을 꼽았다. 그는 “지난 26일 테러 여파로 카불 공항에서의 마지막 철수를 잘 완료하는 것이 중요해졌다”며 “많은 미국인·아프간인이 성공적으로 대피했지만 처형 위기에 놓인 아프간 시민사회 지도자, 전직 관료뿐 아니라 미국과 동맹국에 협조한 수많은 아프간인이 남게 될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비극적 테러 공격이 상기시키듯 아프간에서 발생하는 테러를 막는 것도 미국의 최우선 과제”라며 “이런 위협을 감시하고 대응하는 역량을 개발하는 것은 벅찬 과제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그는 “국제사회는 당장 향후 아프간에 대한 국제 원조를 가능하게 할 수 있도록 탈레반과 합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남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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