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위치추적전자장치(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한 강모(56) 씨가 여성 2명을 살해한 사건을 수사하면서 CCTV를 제대로 분석하지 않는 등 형식적인 수사로 일관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최초 CCTV 분석 당시 하루 이틀 치 영상을 더 확인했다면 두 번째 살인을 막을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송파경찰서는 강 씨가 지난 27일 오후 전자발찌를 끊기 전 살해한 40대 여성과 동행해 자신의 거주지로 들어가는 장면이 담긴 CCTV를 전날 오후에야 확보했다. 이날은 수사기관 추적을 피해 도주했던 강 씨가 돌연 이틀 만에 자수한 날이다.
경찰은 강 씨 도주 직후인 27일 세 차례에 걸쳐 자택 주변 CCTV를 확인해 그가 집 밖으로 나간 사실은 확인했지만, 정작 집 안은 확인하지 못했다. 만약 CCTV 촬영 기간을 폭넓게 설정해 영상을 확인했다면, 긴급상황으로 간주해 수색영장 없이 강 씨 거주지로 들어가 유기된 시신을 확인할 수 있었을 것이다.
경찰은 이후 강 씨가 다시 집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있었음에도 거주지 인근 잠복 등 추가 조처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인근 상점 등에 설치된 CCTV를 통한 강 씨 동선 추적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문화일보 취재진이 송파구 거여동 강 씨 거주지 일대를 둘러본 결과 건물 출입문 내·외부에는 CCTV가 없었고, 약 3m 옆 A 식당 입구에 2개의 CCTV가 설치돼 있었다. 그러나 경찰은 거주지 반경 300m에서 건물 입구를 들여다볼 수 있는 유일한 CCTV인 이곳 촬영분을 확인하지 않았다. A 식당 종업원은 “경찰이 확인하지 않았고, CCTV를 제공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또 강 씨 도주 후 20시간이 지난 28일 오후 2시쯤에야 강 씨에 대한 체포영장이 서울동부지법에 접수됐다. 체포영장 신청 등 경찰에 적극적인 초동조치가 이뤄지지 않았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경찰은 이날 살인 및 전자발찌 훼손 혐의 등으로 강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범행 동기를 채무관계로 인한 살해로 보고 있다. 성범죄 등 전과 14범인 강 씨는 지난 27일 오전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한 전후로 여성 2명을 살해한 뒤 이틀 뒤인 29일 오전 송파서에 자수했다.
김성훈·김보름·전세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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