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군 아프간 철수시한 D-1

“아쿤드자다 칸다하르에 있다”
곧 모습 드러낼것이라는 탈레반
포괄정부 구성은 내부서도 격론
IS-K와 전쟁도 본격화할 전망


아프가니스탄 권력을 장악한 탈레반이 31일 미군 철수 시한이 지나면 곧바로 자체 정부 구성안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탈레반의 최고지도자 히바툴라 아쿤드자다가 다른 지도자들과 함께 탈레반의 중심 거점지인 아프간 남부 칸다하르에 있는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탈레반 측은 정부 구성이 거의 마무리 단계에 이르렀으며 아쿤드자다가 직접 발표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탈레반의 한 고위 관계자는 29일 미국의 소리(VOA) 방송에 “‘라바리 슈라’(26인 규모의 탈레반 수뇌부 회의체)는 미군이 철수를 마치는 대로 새 정부 구성 내용을 발표하기로 원칙적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새 내각 구성이 거의 마무리 단계에 이르렀다”면서 “(탈레반 고위급 지도자인) 시라주딘 하카니와 물라 무하마드 야쿱에게 내각 명단을 확정하도록 했으며 최종 승인은 아쿤드자다가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라바리 슈라 구성원들이 중심이 될 것으로 보이나 이외 다른 인사들도 포함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라바리 슈라는 아쿤드자다 본인이 직접 정부 구성을 발표해야 한다는 생각이지만 아쿤드자다가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기 꺼릴 경우 대리인을 내세울 수 있다”고 말했다. 빌랄 카리미 탈레반 부대변인도 이날 AFP통신에 “아쿤드자다는 현재 칸다하르에 있다”면서 “곧 대중 앞에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타민족을 모두 수용하는 포괄적 정부가 될 것인지에 대해선 탈레반 내부에서 격론이 일고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지난 27일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는 탈레반 관계자들을 인용해 “과도 정부에 아프간의 모든 종족 지도자들이 포함될 것”이라고 보도했지만 자비훌라 무자히드 대변인은 이날 VOA에 “다른 정치 지도자를 우리 정부에 임명하는 내용의 합의는 없을 것이며, 다른 그룹들과 우리 정부를 공유하는 게 우리의 우선순위가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한다”고 말했다.

지난 26일 ‘이슬람국가-호라산’(IS-K)의 테러로 카불의 치안조차 지키지 못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는 탈레반은 빠른 정부 구성에 이어 IS-K와의 전쟁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탈레반과 IS-K는 같은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조직이지만 탈레반 지도부에 반기를 들고 결성한 IS-K는 미국과 협상 등을 한다는 이유로 탈레반을 “배신자”라고 비난해왔다.

한편 탈레반의 아프간 장악 후 여성 인권 등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이날 미국주재 아프간 대사로 근무한 최초의 여성인 로야 라마니 전 주미 아프간 대사는 CNN방송에 출연해 “많은 아프간 여성이 탈레반 장악 이후 공황 상태에 빠져 있다”고 말했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
박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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