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앞두고 ‘과반 사수’ 비상
아이있는 가정에 16만원 약속


다음 달 17∼19일 총선을 앞둔 러시아 여당이 13년 만에 최저 수준까지 추락한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선거 대비 작업에 분주하다. 블라디미르 푸틴 정권은 야권 지도자들의 출마를 막고 선거 감시 활동을 방해한 데 이어 민생고를 완화하겠다는 명목의 일회성 현금 살포 정책까지 단행하며 의석 과반을 사수하는 데 여념이 없는 모습이다.

29일 가디언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을 지지해 온 통합러시아당의 최근 지지율은 2008년 이후 최저치인 26%로 집계됐다. 직전 총선이 치러진 2016년 80%대를 유지했던 푸틴 대통령의 지지율도 올해 들어 61%(8월 기준·스타티스타)까지 하락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주 당 총회에 출석해 군인들에게 150파운드(약 24만 원), 연금수급자들과 아이가 있는 가정에 100파운드(약 16만 원)에 상당하는 금액을 총선 전에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연간 물가상승률이 기대치인 4%를 훌쩍 넘은 6.5%까지 치솟은 데 따른 시민 소득 증대 정책의 일환으로 추진됐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그러나 야권에선 이를 두고 “비용이 많이 들더라도 단기간에 지지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쉬운 방법”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최근 러시아 정부로부터 압박을 느껴 유럽으로 망명한 야권의 정치 평론가 표도르 크라셴니코프는 “유권자에 대한 얄팍한 뇌물 수수와 온갖 종류의 속임수, 행정 자원을 동원해 정권 비판자들을 학대하는 것 등이 푸틴 대통령과 그의 당이 택한 선거 전술”이라며 “푸틴 대통령이 유권자들에게 줄 수 있는 것은 두려움과 강요, 그리고 약간의 돈뿐”이라고 지적했다.

푸틴 대통령의 가장 큰 정적으로 꼽히는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가 지난 1월 수감된 이후 러시아에선 수많은 야권 운동가가 체포를 피하기 위해 국외로 탈출했다. 러시아에 남아있는 정치 거물들조차 ‘극단주의’ 세력과의 연관성이 있다는 이유로 출마 자체가 막힌 상황이다.

모스크바 북부 지역의 야권 후보인 아나스타샤 브류카노바는 “모두가 쫓겨났다”며 “내 이름이 투표용지에 ‘운 좋게’ 오를 수 있었던 것은 다른 야권 지도자에 비해 내 인지도가 비교적 낮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장서우 기자 suwu@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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