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당차원 검증해야” 공세
갈등 격화…원팀 아닌 팀킬 우려

이낙연지지층의 李지사 거부감
KSOI 여론조사에서도 확인돼


더불어민주당 유력 대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의 갈등이 ‘무료 변론’ 논란을 계기로 격화하는 양상이다. 여론조사에서도 이 전 대표 지지층의 이 지사 거부 정서가 확인됐다. ‘물’과 ‘기름’을 연상시키는 두 후보의 대립을 놓고 당내에선 이명박·박근혜 후보가 정면으로 충돌했던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31일 나온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교통방송 의뢰로 지난 27일부터 이틀간 진행한 조사에서 ‘지지 후보가 최종 후보가 되지 못했을 때 어떻게 하겠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63.6%가 “같은 정당의 최종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답했다. “다른 정당의 최종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15.8%, “아무도 지지하지 않겠다”는 12.4%였다. 과반이 같은 정당의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밝힌 셈이다.

하지만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이 전 대표를 지지한다고 밝힌 응답자의 45.2%만이 같은 정당의 최종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전체 평균보다 20%포인트 가까이 낮은 수치다. 다른 정당의 최종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응답은 19.7%였고, 아무도 지지하지 않겠다는 비율도 22.0%에 달했다.

반면 이 지사 지지층에선 68.6%가 같은 정당의 최종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응답해 대조적이었다.

이 지사가 2019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을 때 송두환 국가인권위원장 후보자에게 ‘무료 변론’을 받은 사실을 놓고도 두 후보 간 갈등이 커지고 있다. 앞서 이 전 대표가 “당에서도 국민의 걱정을 없애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며 당 차원의 검증을 요구하고 나서자, 이 지사 캠프 박찬대 수석대변인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이 전 대표의 공식 사과와 재발방지를 정중히 요구한다”고 반발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그간 수많은 네거티브와 허위사실 공표를 같은 민주당원으로서 최대한 인내했지만, 이번의 흑색선전은 용인 가능한 선을 넘었다”고 날을 세웠다.

민주당에선 두 후보와 지지층의 갈등이 자칫 내년 대선에 악영향을 미치지는 않을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확실한 제3 지대 후보가 없어 진보와 보수의 일대일 구도로 본선이 치러질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일부 지지층의 이탈은 승패와 직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당 관계자는 “이 지사와 이 전 대표 지지층은 물과 기름 같다”며 “경선 후 원팀 기조가 유지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손우성기자 applepi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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