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진택 고려대 총장은 인터뷰가 끝날 때쯤 A4 용지에 적힌 이 문장을 보여주며 ‘내 인생의 한 줄’이라고 소개했다. 이 문구는 2014년 미국 조지워싱턴대 연구년 당시 자녀가 다니던 어느 학교에 걸려 있었다고 한다. 정 총장은 사람으로서 지켜야 할 도덕이나 윤리를 자녀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로 꼽았다. 그는 “우리나라에서는 누구나 리더가 되고 싶어 하지만 시민으로서의 기본적인 덕목을 갖추지 못한 채 자라다 보니 도덕적으로 부족한 리더들이 나온다고 본다”며 “시민으로서 마땅히 해야 하는 평범한 일을 남다르게 잘할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총장은 학생들이 자기 목표에 대해 스스로 동기부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도 전했다. 그러면서 ‘배우려는 의지가 없다면 아무도 도와줄 수 없지만 배우고자 한다면 누구도 막을 수 없다’는 미국 작가 지그 지글러(Zig Ziglar)의 말을 인용했다. 정 총장은 얼마 전 자신을 찾아온 제자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그가 기계공학부 학부장을 맡았을 때부터 알고 지낸 학생으로 영국으로 교환학생을 다녀와 독일의 연구실(lab), 삼성전자 등에서 인턴을 한 뒤 지금은 미국에서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고 한다. 정 총장은 “나는 학생 시절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활동들인데 자신의 인생을 체계적으로 설계해 계획대로 꾸려가는 모습을 보고 매우 놀랐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교수가 직업(job) 등 진로 문제에 대해 어느 정도 조언을 해줄 순 있겠지만 학생들이 진로를 스스로 결정할 때 더 적극적이고 주체적인 삶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총장은 석사과정 때 지도교수였던 김호영 고려대 기계공학부 명예교수를 기억에 남는 은사로 꼽으며 감사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정 총장은 “학창 시절 공부가 어렵게 느껴져 취업을 하면 조금 편하게 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던 시기에 교수님에게 취업 의사를 말씀드렸더니 평소와 다르게 불같이 화를 내셨다”고 말했다. 그는 “(김 명예교수는) 내가 학업을 지속하기를 바라셨고 이후 유학을 가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며 “돌이켜보면 김 교수님이 계셨기에 지금의 내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총장은 “교수라는 직업이 보람도 있지만 학생들에게 귀감이 돼야 한다는 점에서 그만큼 어려운 직업”이라며 “학생들이 자기 주도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게 내 목표”라고 밝혔다.
최지영 기자 goodyoung17@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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