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말 ~ 올해 6월 현황

코로나·최저임금 인상 여파
경제취약층에 금융부담 가중


개인사업자 가운데 3개 기관 이상에서 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가 지난 4년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에 앞서 최저임금 인상 등 소상공인에 대한 악재가 거듭된 여파가 자영업자들을 다중채무 상황으로 몰아넣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일 금융감독원이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다중채무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개인사업자 기업대출의 다중채무금액은 2017년 말 73조 원에서 올해 6월 기준 145조 원으로 두 배 가까이로 증가했다. 다중채무자 수도 2017년 말 9만2792명에서 올해 6월 기준 24만689명으로 크게 늘었다.

연령대별로 다중채무를 지고 있는 개인사업자는 금융 취약계층으로 분류되는 20대와 60대 이상에서 두드러지게 증가했다. 2017년 말 20대 개인사업자 기업대출 다중채무자는 1558명이었지만, 올해 6월 기준으로는 5473명으로 증가 폭은 무려 251%에 달했다. 60세 이상 개인사업자의 다중채무도 같은 기간 1만656명에서 3만7361명으로 250% 급증했다. 개인사업자의 다중채무는 전 연령대에서 늘어났는데, 같은 기간 30대는 1만5846명에서 3만9778명(151%), 40대는 3만4183명에서 3만716명(136%), 50대는 3만549명에서 7만7361명(153%)으로 늘어났다.

가계대출 다중채무자 수에서도 20대와 50, 60대의 증가가 나타난 반면, 30대와 40대는 다중채무자 수가 감소해 금융 취약세대가 여러 금융기관을 전전하며 대출을 하는 상황이 심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60세 이상 다중채무자의 수가 지난 2017년 37만5682명에서 올해 6월 말 53만425명으로 4년 반 만에 약 4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20대와 50대의 다중채무자 수도 늘어났다. 20대는 30만2633명에서 34만5542명으로 약 14%, 50대는 102만3586명에서 112만7459명으로 약 10% 증가했다.

반대로 30대와 40대의 다중채무자는 같은 기간 감소했다. 30대는 103만8114명에서 98만2108명으로 6% 가까이 감소해, 전 세대 중에서 가장 많이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다. 40대도 140만570명에서 137만4603명으로 2% 정도 줄어들었다. 윤 의원은 “금리 인상과 당국의 대출축소 지침이 본격화되기 전에 소상공인 맞춤형 채무 재조정 작업에 속도를 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선형 기자 linea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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