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주선 홍익대 건축도시대학원 교수

국토교통부가 ‘공공주도 3080+대도시권 주택공급 획기적 확대방안’ 후속 조치로 3차 신규 공공택지 입지를 최종 확정·발표했다. 여전히 정책 만능주의 공공 주도의 한계를 드러낸 데다 미래세대에 대한 비전도 불명확하다. 한편, 국민은 물량 공세 너머에 숨겨진 모략에 대해 의구심을 품기 시작했다.

수도권에는 신도시급 2곳, 중형급 2곳, 소형급 3곳 등 7곳에 총 12만 호를 공급하며, 지방권에는 소형급 3곳에 총 2만 호를 공급한다고 한다. 태릉 등의 계획 변경, 주택시장 상황 등을 참작해서, 애초에 계획된 13만1000호 대비 9000호 증가한 14만 호를 공급하는 것으로 발표하면서, 정부는 집값 안정에 대한 확신을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정부가 발표한 2026년 분양 가능 여부, GTX A·B·C 노선과 맞닿았으나 너무 멀다는 것, 국민이 살고 싶은 곳인가 하는 점 등이 문제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무조건 공급을 많이 하면 집값이 안정될 것이라는 미신 신봉자에게 무릎 꿇어야 하는 공직자들이 참 안쓰럽다.

지난 8월의 수도권 집값 상승률은 14년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라는 언론 발표도 있을 정도다. 정부가 발표한 우리나라 주택보급률은 이미 100%가 넘었는데도 왜 집값은 내려갈 줄 모르고 계속 상승세를 멈추지 않고 있는 것일까? 이미 필자의 저서 ‘서울집값, 진단과 처방’에서 국내 최초로 ‘수도권의 동심원 주택가격 구조’에 대해 설명하면서, 강남권 집값을 잡지 않으면 절대로 수도권 집값을 안정화할 수 없다고 진단하고, 강남권 집값은 쉽게 잡을 수 없으니 제2, 제3의 강남을 조속히 많이 만들면서 전체적으로 용적률을 높이는 수밖에 없다는 처방을 내린 바 있다.

그런데도 문재인 정부가 끊임없이 공공주도 택지를 공급하는 이유는 오직 표심(票心)이다. 늑대와 소년의 우화에서 보듯이 국민은 세 번 속지 않는다. 처음에 한 헛된 말은 거짓이지만, 반복되면 사기(詐欺)라는 말도 있다. 2022년 대선을 앞둔 문 정부의 공공택지 지정 목적은 집값 안정이 아니라, 청년과 내 집 마련 계층의 표에 있다고 보는 국민이 점점 늘고 있다. 그러나 필자의 눈에는 이들의 고질적 확증 편향 안에 도사린 ‘계층과 더불어 지역 표심’이라는 집권층의 야심 찬 목표가 어른거린다.

강단에서 필자는 ‘부동산은 돈을 먹고 자란다’를 강조하곤 한다. 3기 신도시가 발표됐을 때, 그 인근 지가는 꽤 올랐다. 수십조에서 수백조 원의 공공과 민간 투자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1, 2차 발표 때 올랐고, 이번 3차 발표 때 또 오른다. 어려운 시기에 수도권 외곽 지역까지 돈이 풀리고, 훈풍이 분다.

코로나19 방역에 대한 반대급부로 재난지원금을 퍼줌으로써 지난 총선에서 돈맛을 본 집권층은 지역 표심을 얻기 위한 또 다른 지원금으로 공공 택지 공급을 활용하고 있다는 의구심마저 든다. 가덕도 신공항, 세종시 국회 분원 설치와 같은 공공 투자는 그 지역 주민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노무현 정부가 ‘세종 천도론’으로 충청권에서 재미 좀 봤다는 말도 떠돌며, 공공기관 이전에 따른 10개의 혁신도시는 전국을 투기장으로 만들었다는 비판도 있다.

집값 안정은 제쳐 놓고 표심에만 관심이 있다는 것을 이제 모든 국민이 알고 있는 한 3번은 속지 않을 것이다.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