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노조와 정부의 밤샘 협상 타결로 가까스로 파업이 멈춰진 2일 오전 의료진이 서울 국립중앙의료원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검체 검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보건의료노조와 정부의 밤샘 협상 타결로 가까스로 파업이 멈춰진 2일 오전 의료진이 서울 국립중앙의료원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검체 검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보건노조-정부, 협상 극적 타결

감염병 대응 의료인력 지원금 등
국회서 법률 개정해야 국고 지원

1인당 환자 수 등 배치기준 마련
정부 단독으로 결정하기 어려워

단기간 처리 어려운 과제도 많아
추진과정서 갈등 재점화 가능성


‘파국은 막았지만 미봉에 따른 불씨는 여전….’

보건의료노조가 보건복지부와의 마라톤 협상 끝에 2일 새벽 총파업을 철회했지만 보건의료 인력 처우 개선과 공공의료 확충 등이 현실화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특히 노조와 정부가 이견을 보인 주요 과제를 실행하기까지는 적지 않은 예산이 소요되는 것은 물론이고 법률 개정 등 많은 논의 과정이 필요한 만큼 향후 합의사항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갈등이 재차 불거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2일 정부와 노동계에 따르면 보건의료노조와 복지부는 이날 오전 7시로 예고됐던 총파업을 약 5시간 앞두고 제13차 노정 실무협의 과정에서 이견을 보인 주요 과제에 대해 극적으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보건의료노조가 총파업을 전격 철회하면서 코로나19 확산세 가운데 우려됐던 의료 공백과 현장에서의 혼란을 가까스로 피할 수 있게 됐다.

보건의료노조와 복지부가 마지막까지 이견을 보인 과제는 △코로나19 전담병원 인력 기준 마련 및 생명안전수당 제도화 △전국 70여 개 중진료권마다 1개 이상 책임 의료기관 마련 △간호사 1인당 환자 수 법제화 △교육 전담 간호사 확대 △야간 간호료 확대 등이다. 협상 과정에서 양측의 고함 소리가 회의실 밖까지 들릴 정도로 살얼음판 분위기가 이어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이들 과제에 대해 복지부가 보건의료노조의 요구와 의견을 적극 수렴해 신속히 수행한다는 방향으로 중지를 모았다.

복지부는 코로나19 중증도별 근무 간호사 배치 기준을 9월까지, 세부 실행방안을 10월까지 마련키로 했다. 또 생명안전수당으로 불리는 감염병 대응 의료인력 지원금을 제도화해 내년 1월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2025년까지 70여 개 중진료권마다 1개 이상 책임 의료기관을 지정·운영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과 시점도 내놨다.

복지부와 보건의료노조가 가까스로 최악의 상황은 막았지만 파업의 불씨가 완전히 꺼진 것은 아니라는 주장도 나온다. 향후 합의사항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재차 첨예한 갈등 상황이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주요 5개 과제 모두 적지 않은 정부 예산이 투입돼야 하는 점이 가장 큰 걸림돌로 꼽힌다. 특히 인력 부문은 의료기관 입장도 청취해야 하는 절차도 남아 있어 정부 단독으로 결정하기 어려운 과제라는 지적이다.

의료계 관계자는 이에 대해 “보건노조와 복지부의 이번 합의문에는 단기간에 처리되기 어려운 숙제가 많아 정책 설계 과정에서 논란과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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