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사 마라톤 협상…‘임금 7.9% 인상’ 등 합의안 도출

첫 파업 위기 가까스로 넘겨
수출기업 물류대란 우려 해소

産銀,해진공 등에 책임미루며
노사 대치국면 키워 비난 여론


국내 최대 컨테이너선 선사인 HMM(옛 현대상선) 노사가 2일 마라톤 협상 끝에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 합의안 도출에 성공했다. 임단협 돌입 77일 만에 합의를 이끌어 내면서 노조는 파업 등 쟁의행위 계획을 거둬들여 우려했던 수출 물류대란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HMM 최대 주주이자 채권단인 산업은행의 수수방관하는 자세가 장기간의 노사 간 대치 국면을 키우는 역할을 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재무와 투자 관련 결정권을 산은이 쥐고 있는 만큼 사태 해결의 ‘키맨’, 중재 및 조정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했어야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배재훈 HMM 사장, 김진만 육상노조위원장, 전정근 해원노조위원장은 이날 임금 인상 7.9%(올해 1월 1일부터 소급 적용), 격려금 및 생산성 장려금 650% 지급, 복지 개선 평균 2.7% 등의 내용을 담은 임금 합의안에 최종 서명했다. 노사는 공동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임금 경쟁력을 회복하고 성과급 제도를 마련하는 데도 협의하기로 했다. HMM 노사 간 임단협 추가 교섭은 전날 오후 2시부터 시작돼 오후 11시쯤 중단되면서 결렬 분위기로 이어지는 듯했으나 협상이 재개돼 2일 오전 9시쯤 합의에 이르렀다. 노사 양측은 사 측의 8% 인상 제안으로 임금 인상 요율에서는 입장 차를 줄였지만, 성과급 및 중장기적인 협약 부문에선 이견을 쉽게 좁히지 못하면서 교섭은 길어졌다.

육·해상 노조는 4차례 진행한 회사와의 교섭이 실패하자 중앙노동위원회 쟁의조정을 신청하고 조정 중지 결정을 받은 후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했다. 육·해상 노조의 쟁의행위 찬반투표가 각각 92.1%, 97.88%의 찬성률로 가결되고 해상노조는 집단 사직과 집단 이직 카드까지 꺼내며 “희생을 강요하지 말라”고 사 측과 산은을 압박하며 배수진을 쳤다. 업계에서는 산은이 노무관리와 영업관리를 맡은 해양진흥공사와 해양수산부에 책임을 미루며 HMM 사태를 회피함에 따라 국내 최대 컨테이선사의 수출 물류대란과 중소업체의 피해 우려를 고조시켰다는 지적이 나온다. 산은을 향한 노조의 불만도 뿌리가 깊다. 노조는 해진공과 산은이 HMM에서 받는 연간이자가 올해 약 1000억 원 규모로, 1500여 명의 HMM 직원이 지난해 받은 연간 임금총액 950여억 원보다 많다고 주장한다. 이동걸 산은 회장의 임금도 HMM이 산은 관리하에 들어간 2016년 이후 꾸준히 인상된 점 역시 노조와의 골을 깊게 한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이정민·정선형 기자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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