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후보 경선에 공식 착수한 국민의힘이 여론조사 방식을 놓고 내홍에 빠졌다. 여야를 떠나 과거에도 그런 논란은 끊이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매우 심각하다. 지지층 및 중도층을 대상으로 한 조사와, 본선에서 국민의힘 후보를 지지하지 않을 상대 진영까지 포함한 조사의 결과가 너무 다르기 때문이다. 윤석열·홍준표 후보에 대한 호남 지역과 20∼40대 조사만 봐도 극단적으로 엇갈린다. 한쪽에선 그런 왜곡을 없앨 장치가 필요하다고 하고, 다른 쪽에선 확장 가능성을 보여주기 때문에 전면 반영해야 한다고 한다. 논리적으로 모두 일면의 타당성이 있고, 실제 대선에서 어떻게 작용할지 누구도 정확히 알 수 없다.

국민의힘 일정에 따르면, 후보 15인을 8인으로 줄일 1차 경선 결과가 오는 15일까지 나와야 한다. 여론조사 비중은 1차 100%, 2차 70%, 3차 50%다. 원천적으로 여론조사로 후보를 정한다는 것 자체부터 황당한 일이다. 그렇지만 당장 차악(次惡)이라도 선택해야 한다. 방향은 분명하다. 본선 득표력이 최대한 반영되게 하는 일이다. 이를 위해 상대 진영의 ‘전략적 역선택’, 즉 경쟁력이 낮은 후보를 의도적으로 지지하는 경우를 걸러낼 필요가 있다. 지금은 역선택 방지 조항, 즉 여당 지지층을 배제하거나 정권 교체 찬성 응답자만 포함시키는 데 대한 찬반이 첨예하게 갈린다. 따라서 이런 방식만으로는 합의를 이루기도, 본선 경쟁력을 제대로 평가하기도 힘들다. 역선택 방지 조항을 포함한 여론조사와, 포함하지 않은 여론조사를 병행 실시해 통합하는 방법 등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다른 중요한 고려 사항은 여론조사 영향을 가급적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휴대전화 시대와 자동응답조사(ARS)의 한계로 신뢰도가 급락한 것은 물론, 최근엔 여론조사가 여론공작이라고 할 정도로 정치적 왜곡도 의심된다. 사심 없이 지혜를 모으면 합리적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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