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F-35B는 항모 갑판에 착륙 때 수직으로 내려앉았지만 이륙 시에는 활주를 시작한 지 5초 만에 이륙했다. F-35B는 수직이착륙기이면서도 퀸 엘리자베스 항모 갑판에서는 이함할 때는 단거리 활주를 하고 착함할 때만 수직으로 내려오는 방식을 사용했다. F-35B의 이륙에 사용되는 스키점프대의 역할에 취재진의 이목이 쏠렸다.
◆“스키점프대 이용 시 F-35B 무장 연료 더 많이 탑재해 항속거리 늘어나”
군사전문들은 F-35B가 이륙 시 스키점프대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 수직 이륙 시 엔진 연료 소모가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군사전문가인 안승범 디펜스 타임즈 대표는 “F-35B가 수직 이륙을 할 경우 엄청난 기름이 소요되는 데 비해 스키점프대를 이용해 활강하면 항속거리를 늘릴 수 있다”며 “우리 해군이 도입할 경항모와 F-35B 운용의 모델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육상 기지보다 활주로가 짧은 항모는 캐터펄트(사출기)로 함재기를 쏘다시피 하늘로 띄운다”며 “중형 항모(4만t급) 이하 항모엔 사출기를 설치할 공간이 부족해 함재기가 전속력으로 갑판을 질주한 뒤 스키점프대에서 도약하는 방식으로 이륙한다”고 설명했다.
퀸 엘리자베스호처럼 스키점프대를 설치하게 되면 함재기로 유력한 수직이착륙기 F-35B의 무장탑재량과 비행거리가 더 늘어난다. F-35B가 더 많은 무장을 싣고 더 먼 거리를 비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항모의 공격력이 증강되는 효과도 있다. 군관계자는 “항모 갑판에 스키점프대가 있으면 평갑판보다 함재기가 더 많은 무장을 달 수 있고 연료도 많이 넣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제임스 블랙모어(대령) 영국 해군 항모비행단장은 “F-35B를 최대 36대까지 탑재할 수 있는 퀸 엘리자베스호는 하루에 72소티(비행 횟수)를 운영할 수 있다”고 말했다. F-35B가 더 많은 무장을 싣고 더 먼 거리를 비행할 수 있게 되면 경항모의 공격력이 증강된다. 하지만 경항모라서 공군형 F-35A, 해군형 F-35C 등의 탑재는 제한된다.
◆내년 72억 원 들여 사업 착수 한국형 경항모 설계도 퀸 엘리자베스호 닮은꼴
2017년 12월 7일 취역한 퀸 엘리자베스호의 승조원은 1600명에 달하며 전장 284m, 전폭 73m로 배수량은 6만5000t이다. 2개의 함교, 핵이 아닌 재래식 추진 방식, 자동화된 무기고와 탄약분배 시스템 등을 갖추고 있다. 이는 경항모 건조를 추진하는 우리 해군의 참고대상이다. 실제로 6월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 2021)에서는 내년 72억 원을 들여 사업에 착수하는 우리 해군의 3만t급 한국형 경항공모함(CVX) 기본설계 모형과 관련, 현대중공업이 스키점프대와 갑판확장형을 갖춘 퀸 엘리자베스호를 닮은 모형도를 선보였다. 현대중공업 측은 “기존 개념설계도와 달리 항모 앞쪽엔 함재기가 이륙할 수 있는 스키점프대가 설치돼 이를 통해 함재기에 더 많은 무장과 연료를 탑재할 수 있게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 부스에 전시된 경항모 최신 모형은 전장 270여m, 전폭 60m, 3만3000t급으로, 해군이 초기에 구상한 경항모에 스키점프대를 새롭게 적용해 전장이 5m 늘어났다. 비행갑판 폭도 약 30% 늘어나 항공기 운용능력을 향상했다. 현대중공업 모델은 스키점프대와 2개 함교를 갖춘 퀸 엘리자베스호와 닮은꼴이다. 퀸 엘리자베스호에 비해 기본(경하) 배수량이 훨씬 작지만 갑판 상판의 좌우폭을 키워 5만∼6만t급 중항모 효과를 내도록 설계했다. 현대중공업이 퀸 엘리자베스호 설계의 50% 이상을 담당한 영국 군수지원 기업인 ‘밥콕’과 협력해 설계한 만큼 그 영향을 받았다.
군 관계자는 “해군은 경항모에 수직이착륙 항공기 탑재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이번 훈련은 항모에서 F-35B가 실제 어떻게 운용되는지와 무기고와 탄약분배 등 자동화 체계를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항모전단장 미 구축함 ‘설리번’사진도 올려
해군 강습상륙함 독도함과 퀸 엘리자베스호가 울산 동쪽 동해상에서 연합훈련을 실시하던 지난달 31일 영국 해군 항모전단(CSG21)의 스티브 무어하우스(준장) 전단장은 트위터에 “영국 왕립해군과 대한민국 해군이 중요한 해상훈련을 함께 수행하면서 최고의 상호 운용성을 보여줬다”는 글과 함께 훈련 중인 한·영 양국 해군함 사진을 올렸다. 독도함과 영국 항모전단의 군수지원함 ‘타이드스프링’ 등이 찍혀 있는 사진도 게시됐다.
인도·태평양 순항훈련을 위해 지난 5월 영국을 출항한 ‘퀸 엘리자베스’ 항모전단엔 미 해군 구축함 ‘설리번’과 네덜란드 해군 호위함 ‘에버트센’도 함께하고 있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무어하우스 전단장 트위터 사진으로 볼 때 미국 구축함 설리번이 참여한 한·미·영 연합훈련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국방부가 굳이 미국이 이번 연합훈련에 참가하지 않는다고 밝힌 것은 최근 한·미 연합훈련에 불쾌감을 표시해온 북한을 의식해 미국과의 연합훈련 사실을 감췄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퀸 엘리자베스 항모전단은 1일까지 진행된 우리 해군과의 연합훈련을 마친 뒤 일본 가나가와(神奈川)현 주일 미군기지인 요코스카(橫須賀)로 떠났다. 요코스카항에는 아프가니스탄 철수작전을 지원하기 위해 중동에 머물고 있는 7함대 소속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 대신 미 3함대 소속 칼빈슨호가 기항하고 있다.
정충신 선임기자 csju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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