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뉴딜펀드 총괄본부장
금융관련 자격증·경험 없어
산은·금융위 ‘모르쇠’ 일관
조폐공사 사장·생보협회장 등
공공기관장 3명중 1명꼴 ‘親文’
20조 원 규모의 ‘한국판 뉴딜펀드’ 사업을 총괄하는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한국성장금융) 투자운용본부장에 관련 자격증도 없는 청와대 행정관 출신이 선임되면서 문재인 정부의 낙하산 인사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하고 있다. 야당은 이번 인사에 대해 주요주주인 산업은행과 주무 부처인 금융위원회가 서로 ‘모르쇠’로 일관하며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정치적 쟁점화할 태세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성장금융은 오는 16일 주주총회를 앞두고 황현선 전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을 신임 투자운용2본부장에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한다는 방침이다. 황 전 행정관과 관련한 안건은 이미 한국성장금융 이사회를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운용2본부장은 총 20조 원 규모로 오는 2025년까지 조성하기로 한 뉴딜펀드 운용을 책임지는 자리다. 그러나 황 전 행정관은 더불어민주당 기획조정국장과 19대 대통령선거 전략기획팀장 등을 거쳐 2017년부터 2년간 조국 전 민정수석실에서 행정관을 지낸 것이 주요 경력이다. 금융권 경력은 2019년 4월 유암코(연합자산관리주식회사)에서 상임감사로 지낸 것이 거의 전부다. 당시에도 낙하산이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이와 관련, 한국성장금융의 지분 8.7%를 소유한 주요주주인 산은이 이번 인사에 대해 금융위에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는 주장이 야당에서 제기됐다. 이날 산은 관계자는 야당 측에 “산은은 소수주주에 불과해 인선에 영향을 끼칠 수 없다”며 “성장금융이 사전에 금융위와 협의를 완료하지 않았다면 이런 인선이 진행되기 어렵다”고 밝혔다. 반면, 금융위는 “이번 인사와 관련해 어떤 사전 협의도 없었다”며 “인선 배경 등을 살펴볼 것”이라고 밝혔다.
문 정부의 낙하산 인사 논란은 이번뿐만이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017년 취임 이후 야당 대표들과의 회동에서 “문 정부에서 낙하산은 없을 것”이라고 공언했지만, 정권 초부터 공공기관 곳곳에 낙하산 인사들이 자리 잡고 있다. 올해 초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에 소득주도성장의 밑그림을 그렸던 홍장표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발탁됐다. 1월에는 문미옥 전 청와대 과학기술보좌관이 과학기술정책연구원장에 임명됐다. 반장식 전 일자리수석은 조폐공사 사장이 됐다. 지난해 9월 국민의힘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공공기관장 3명 중 1명꼴로 소위 ‘친문(친문재인)’ 인사로 나타났다.
특히, 금융권에서 낙하산 논란이 많다. 17∼19대 국회의원을 지낸 뒤 2018년 보험연수원장을 거쳐 지난해 생명보험협회장에 취임한 정희수 회장의 경우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소속에서 당적을 바꿔 문 대통령 대선캠프로 합류한 인사다. 최근에는 천경득 전 청와대 행정관이 금융결제원 상임감사로 선임돼 논란이 되기도 했다.
정선형·송유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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