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eadership 클래스 - 이종엽 대한변호사협회장
취임 7개월만에 광폭 행보
‘불도저’ ‘사이다’ 별명 얻어
檢총장후보 추천위서 소신
“정치 편향 높은분 안 어울려”
이성윤 겨냥 발언으로 주목
언론중재법 반대 입장내기도
법률 플랫폼 제동 소송전 불사
세무사법 개정 국회 적극 방어
추진력 발휘… 회원들 지지 높아
일각선 ‘직역 이기주의’ 비판도
‘불도저’ ‘사이다’.
취임 7개월을 맞은 이종엽(58·사법연수원 18기) 대한변호사협회장의 취임 후 행보는 이 두 가지 수식어로 대표된다. 이 협회장은 당선 전부터 ‘변협개혁’을 강력히 주장해온 개혁파로 꼽히던 인물로, 취임 이후 광폭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대법원장, 검찰총장과 함께 법조 3륜(輪)의 수장으로서 여러 변호사 업계가 당면한 문제에 팔을 걷어붙이고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물론, 법조계 주요 현안에 소신 목소리를 내는 등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법률 플랫폼-세무사법 개정안… 공격적인 대응 = “당선되자마자 말로만 청사진을 늘어놓기보다 내실 있게 회원들과 약속한 공약을 행동으로 보여준 뒤 그 결과를 가지고 인터뷰를 진행하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지난 2월 취임 직후 문화일보가 이 협회장에게 공식 인터뷰를 제안하자 돌아온 대답이다. 그는 취임과 동시에 언론사들과 릴레이 인터뷰를 하는 대신 서면 인터뷰 등으로 이를 최소화하고 본격적인 공식 활동에 나섰다. 변호사 회원들이 강력히 요구했던 법률 플랫폼 대응과 세무사법 개정 저지 활동이 첫 일성이었다.
이 협회장은 먼저 ‘로톡’을 비롯한 법률 플랫폼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취임 3개월 만인 지난 5월 법률 플랫폼을 통한 변호사의 광고·홍보·소개를 의뢰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변호사 광고 규정’ 개정안을 통과시키고 곧이어 윤리장전까지 개정했다. 로톡에 대한 법적 대응도 불사했다. 로톡을 운영하는 로앤컴퍼니 측이 헌법재판소에 변협 광고 규정에 대한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자 역시 로톡을 공정위에 신고하며 맞불을 놨다. 이 같은 정면 돌파는 선거 때부터 청년 변호사들이 가장 큰 고충으로 토로했던 플랫폼에 대한 문제를 뿌리 뽑겠다는 이 협회장의 강력한 의지가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률시장의 ‘공공성’을 고려할 때 자본과 권력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사기업의 손에 법률시장을 맡길 수 없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플랫폼이라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에 제동을 거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특히, 플랫폼 가입을 고수하고 있는 변호사들에 대한 징계가 실제 이뤄질 경우의 갈등은 이 협회장이 앞으로 극복해 나가야 할 과제로 꼽힌다.
이에 이 협회장은 6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상인에 불과한 플랫폼 업체가 변호사와 법률사무를 수단으로 돈벌이하는 행위는 변호사와 법률사무의 공공성과 공익성에 반하기 때문에 원천적으로 허용될 수 없다”며 “결국 시장 장악 후 플랫폼 업체가 가격을 임의로 조정해 소비자와 변호사 양측 모두의 후생을 악화시키고, 법률시장의 자본종속을 심화시켜 종국에는 법률시장 주권이 정체불명의 해외 자본에 침탈당할 수도 있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점을 상세히 설명하고, 회원들의 이해를 구하는 작업을 꾸준히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여전히 진통 중인 세무사법 통과 저지를 위해 국회 문턱을 넘나들며 적극적으로 방어하고 있다. 이 협회장은 당선 직후인 지난 3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에 세무사법에 대한 법조계 의견을 전달했다. 세무사법은 변호사에게 세무 대리업무를 금지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데, 이 협회장 취임 이전부터 변호사들의 직역을 축소하는 ‘악법’이라며 변호사 업계 내부에서 반대 목소리가 높았다. 이 협회장을 비롯, 당시 협회장 선거에 나온 후보들이 대부분 세무사법 저지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을 정도다.
이 협회장은 “변호사는 수년간의 법률교육과 실무과정을 통해 고도의 전문적인 법 지식을 가진 유일무이한 자격사로, 상위의 능력을 가진 사람에게 하위의 능력을 요구하는 업무를 하지 못하게 하는 건 언어도단”이라며 “1종 면허(변호사)를 가진 사람에게 소형 승용차(세무사 업무)를 운전하지 못하게 한다면 아무도 납득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올 하반기 변호사들의 세무 실무능력 향상을 위한 ‘세무·회계 연수 과정’을 개설할 방침이다. 체계적인 연수를 통해 일각에서 제기하는 변호사의 세무 실무능력에 대한 논란을 해소한다는 것이다. 이 협회장은 이 외에도 “당초 로스쿨 제도 도입 취지에 따라 일찌감치 법조 인접직역의 통폐합이 추진됐어야 한다”며 관련 문제도 공론화하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행보를 두고 일각에서는 ‘직역 이기주의’ ‘밥그릇 지키기’라는 비판도 일었다. 하지만 최근 생계를 위협받고 있는 변호사가 늘어가는 등 법조계 환경이 변화하면서 ‘직역 수호’를 최일선에 내세운 이 협회장의 추진력을 높이 평가하는 변호사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법조계 주요 현안에 ‘소신 목소리’=이 협회장은 법조계의 주요 현안에 대해서도 소신 목소리를 내서 주목을 받기도 했다. 변협 회장은 법조계의 주요 위원회에 당연직으로 들어가 주요한 의사결정에 참여하는데 대표적으로 지난 4월 검찰총장 후보추천위원회에서 존재감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할 말 하는 강한 변협을 만들겠다”는 공언을 그대로 실천한 셈이다.
당시 수사 외압 의혹 등 논란의 중심에 선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현 서울고검장)이 총장 후보로 올라 있는 상황에서 이 지검장이 포함될지를 두고 언론과 여론의 관심이 쏠렸었다.
이 협회장은 다른 위원들이 극도로 말을 아끼는 상황에서 “자기 조직을 믿지 못하는 사람은 조직의 수장이 될 자격이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특정 정치 편향성이 높은 분도 마찬가지로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이 지검장을 정면 겨냥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또한 이 협회장은 해당 회의에서 이 지검장에 대한 반대 의견을 강력히 피력해 의원들을 설득했고, 결국 이 지검장이 후보에서 제외되는 결과를 이끌어 냈다는 것이 당시 참석자들의 전언이다. 한 검찰 관계자는 “그렇게 화끈하게 반대표를 던지겠다고 공언하고 회의에 들어간 사람은 이 협회장이 처음이었다”며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데 굉장히 큰 역할을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이뿐만 아니라 최근 “언론에 재갈을 물리고 국민의 눈과 귀를 멀게 할까 봐 우려된다”며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언론중재법) 개정안 처리를 즉각 중단하라는 입장을 내기도 했다. 이 외에도 여권이 밀어붙였던 중대범죄수사청 설치 철회와 사법부 독립, 경찰의 불법수사 관행 방지책 마련 등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왔다.
이 협회장은 “변호사의 제1 사명은 인권 옹호와 사회정의 실현으로 변협은 전국의 모든 변호사가 법과 정의를 수호하는 중심에 서 있다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변호사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지켜 나갈 것”이라며 “변협이 국민과 회원들의 신뢰를 받아야만 이 사회가 보다 정의롭고 공정해진다고 믿는다. 변협은 우리 사회의 법치 수호를 위한 최후의 보루로 앞으로도 국민의 권리를 대변하는 입이 돼 법과 정의의 편에서 목소리를 높이겠다”고 역설했다.
이 협회장은 이 외에도 사법개혁을 위해 내세웠던 공약을 하나둘씩 이행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진정한 사법개혁이란 법관과 검사 등 소수가 독점하고 있는 사법권력을 국민의 손에 넘겨주는 것에서 출발한다고 생각한다”며 “재판 개시 전 당사자의 증거 등을 상호 공개하도록 하는 ‘민사 디스커버리 제도’, 검찰의 기소독점주의 및 기소편의주의를 효과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대배심제도’ 도입을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지 기자 eun@munhwa.com
주요뉴스
-
“정치인들 때문에 메시 제대로 못 봤다”···인도, 경기장에서 난동 발생...경찰청장 “주최측 인물 구금”
-
‘뒤바뀐 창과 방패’…野 “통일교 특검 수용하라” vs 與 “내란 책임 희석 의도”
-
서학개미들 또 한 번 ‘대박 찬스’ 오나···스페이스X, 내년 상장 준비...기업가치만 1200조원
-
‘李 대통령 업무보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여야, 정부 업무보고 놓고 공방
-
[단독] 박나래, ‘4대 보험’ 매니저는 안 해주고 엄마·남친은 해줬다
-
한인 체포됐던 美 조지아 사바나에서 ‘묻지마 화학물질 공격’···40대女 산책중 공격 2~3도 화상
시리즈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