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바오 친인척 비리 연루
실종된 사업가 前 남편 슘
美서 中 정경유착 실태 폭로


베이징=박준우 특파원

원자바오(溫家寶) 전 중국 총리의 친인척 비리 사건에 연루됐다 실종된 사업가 돤웨이훙(段偉紅)의 전남편이자 사업파트너였던 데스먼드 슘(중국명 선둥·沈棟·사진)이 회고록을 통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비롯한 중국 정치인들과 재계 인사들의 유착 및 밀월관계를 폭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슘이 오는 7일 출간하는 회고록 ‘레드 룰렛’에서 중국 권력층과 기업가들 사이의 관계를 공개한다”고 4일 보도했다. WSJ 등이 입수한 회고록 내용에 따르면 2000년대 초반 중국 서우두(首都) 공항 내 이권 사업과 공항 인근 부동산 개발사업 등을 시작한 돤은 원 전 총리의 부인인 장페이리(張培莉)와 알게 된 뒤 도움을 받았다. 그 대가로 장페이리는 돤이 벌어들인 이익의 30%를 가져갔다고 슘은 회고록에서 주장했다. 이후 돤은 2012년 원 전 총리의 친인척 축재에 관여했다는 혐의로 당국의 조사를 받고 석방됐지만, 2017년 실종됐고 현재까지 행방이 묘연하다. 2015년 돤과 이혼한 슘은 “돤이 정부 당국에 납치됐다고 확신한다”고 적었다. 슘은 회고록에서 시 주석과 시 주석의 부인인 펑리위안(彭麗媛), 시 주석의 최측근 왕치산(王岐山) 부주석 등과의 만남에 대해서도 상세히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슘은 “중국이 시 주석과 같은 혁명원로 2세대인 ‘태자당’에 의해 지배되고 있으며, 사업가들은 이들의 이익을 만들어주는 도구일 뿐”이라면서 “중국 공산당은 항상 기업의 지분 일부를 차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슘은 “마윈(馬雲) 알리바바 창업주와 같은 재계 거물도 그들의 시각에선 소모품(expendable)”이라고도 주장했다. 슘은 “중국이 1980∼1990년대 개혁·개방을 하고 사업가들의 자율성을 인정해준 것은 이미 파산 상태인 국가를 재건하기 위한 선택”이라며 “중국 정부는 위기일 때에만 규제를 완화한다”고 말했다.
박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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