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채택 ‘인류도약’ 확신
연임금지 조항까지 무력화 시켜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비트코인 실험’을 밀어붙인 엘살바도르의 나이브 부켈레(40·사진) 대통령은 2년 전 청바지에 야구 모자를 쓰고 등장, 기성 정치를 불신하는 청년층에 호소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대통령으로 당선된 후 그는 권위주의적 통치를 일삼는 포퓰리스트이자 독재자의 길을 빠르게 걸었다. 자신을 “엘살바도르의 진정한 구원자”로 묘사해 온 부켈레 대통령은 비트코인의 법정통화 채택을 “인류의 도약”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6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엘살바도르 대법원은 지난 3일 오후 현직 대통령의 연임 금지 조항을 무력화시키면서 부켈레 대통령이 2024년 대선에 출마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 2014년 퇴임 후 10년이 지난 전직 대통령만이 재출마할 수 있다던 기존 판례를 뒤집은 것이다. 또 이번 결정은 지난 5월 1일 의회 과반을 차지하고 있는 여당이 정부에 비판적인 판사들을 해임하고, 부켈레 대통령에게 충성을 맹세한 이들을 새롭게 임명한 지 약 4개월 만에 나온 결정이기도 하다. 당시 이를 두고 “쿠데타”라는 비난이 나왔었다. 이번 결정으로 부켈레 대통령은 1950년대 이후 5년 이상 재임하는 중미 최초의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부켈레 대통령은 연임뿐 아니라 대통령 임기를 5년에서 6년으로 늘리는 법안도 추진하면서 집권 장기화를 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엘살바도르 주재 미국 대사관은 “사법 독립성을 훼손하는 위헌적 판결이자, 양국 관계에 타격”이라고 반응했고,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도 성명을 통해 “엘살바도르의 국제적 이미지를 손상시키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장서우 기자 suwu@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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