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원자력발전소 건설 중단으로 주민들이 피해를 봤다며 연방 검찰이 수사를 벌였고, 최근 업체가 거액의 보상금 지급에 합의하는 일이 있었다. 구체적 상황은 다르지만,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신한울 3·4호기 공사가 중단되고,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조작 사건에 대한 재판이 진행 중인 상황에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에너지 공급 시설의 건설 포기만으로도 서민과 협력업체에 피해를 입히고, 장기적 에너지 수급계획에 차질을 빚게 했다는 측면에서 중대범죄로 봤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문 대통령 관심 표명으로 촉발된 월성 1호기 조기 폐쇄와 관련해 배임 혐의 논란이 있고, 관련 재판도 열리고 있다.

미국 원전 업체인 웨스팅하우스는 지난 2008년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 ‘V.C. 서머 원자력 발전소’ 2·3호기 사업자로 선정돼 2013년부터 공사를 진행했다. 그러나 원전 안전기준이 강화되고 시공 비용도 껑충 뛰면서 결국 원전 건설 공사는 중단됐다.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지만, 주민들은 건설 중단으로 값싼 전기를 공급받을 기회가 사라졌다고 항의했고, 연방 검찰이 4년에 걸쳐 수사했다. 마침내 검찰과 업체는 원전 무산으로 피해를 본 저소득층 주민을 위해 총 2125만 달러를 내기로 합의했다. 검찰은 “원전 건립 실패의 희생자들을 위한 정의 실현”이라고 했다.

미국은 업체 측의 불가피한 공사 중단도 이렇게 철저히 법적 책임을 따졌다. 국내에선 대통령 말 한마디에 운용 기간을 남긴 멀쩡한 원전이 가동 중단되고 건설 계획도 백지화됐다. 문 정부는 부지 매입 비용 등 7900억 원이 투입된 신한울 3·4호기 공사를 중단시켰다. 수명을 2022년까지 연장한 월성 1호기는 조기 폐쇄할 경우 1조8000억 원의 손실이 발생한다는 당국 의견도 있었다. 그런데도 문 대통령의 “폐로를 언제 결정하느냐”는 한마디에 경제성 조작까지 해서 폐쇄했다. 미국 경우보다 훨씬 심각한 범죄 혐의다. 그렇지만 현재 한국 검찰은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배임교사 혐의 기소를 놓고도 전전긍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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