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서울 노원구 중계동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앞에 매물정보가 줄지어 붙어 있다. 중개업소 관계자는 “급매는 없는 상황”이라면서 “상승 기대감에 호가가 많이 올랐다”고 말했다.
6일 서울 노원구 중계동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앞에 매물정보가 줄지어 붙어 있다. 중개업소 관계자는 “급매는 없는 상황”이라면서 “상승 기대감에 호가가 많이 올랐다”고 말했다.
■ 2년째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 1위’ 노원구 가보니…

집값 치솟고 대출까지 막혀
젊은층 매수 행렬 뜸해지고
재건축 등 투자수요만 늘어


글·사진=황혜진 기자

“이제는 너무 올라 젊은 사람들이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하기는 어려운 지역이 됐어요.”

서울의 끝자락이지만 상대적으로 집값이 저렴해 젊은층의 매수 행렬이 이어졌던 서울 노원구 부동산 시장에 사뭇 다른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2년째 서울 집값 상승률 1위를 기록할 정도로 가격이 치솟으면서 ‘영끌’과 ‘패닉바잉’(공포매수)은 뜸해지고 재건축·교통 호재를 겨냥한 투자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3기 신도시’ ‘누구나 집’ 등 정부의 공급 대책에도 불구, 추가 상승 기대감이 여전했다.

지난 6일 서울 노원구에서 프리미엄 지역으로 꼽히는 중계동 은행사거리 일대의 부동산 중개업소. 서울의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개점휴업 상태였다. 청구종합상가에 입점한 중개업소 서너 곳엔 관계자 외 손님을 찾아볼 수 없었다. A 중개업소 관계자는 “심각한 거래절벽 상황”이라고 말했다. 거래가 뜸해진 데는 집값이 급등한 영향이 컸다. 이 관계자는 “보금자리 대출이 가능한 6억 원 이하는 올해 초에 동이 났다”면서 “대출까지 어려워져 이제는 젊은 사람들이 영끌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 했다. 저렴한 아파트를 찾고 있지만 10억 원을 넘나드는 아파트값에 발길을 돌리는 30~40대가 적지 않다고 중개업소들은 설명했다.

그럼에도 재건축 투자 수요로 인해 신고가 거래는 계속 나오고 있다. 상계역 인근 아파트 종합상가에서 중개업소를 운영하는 B 씨는 “거래 성사 건수 자체는 많지 않지만, 거래가 됐다 하면 신고가인 경우가 대다수”라면서 “거래가 적다 보니 신고가 거래 1건이 바로 호가 상승으로 이어지곤 한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20평형대인 전용면적 59㎡형 매물조차 9억 원을 웃돌고 있다. 전용 105㎡형 등 40평형의 경우 대출이 불가능한 15억 원 선을 돌파했다.

부동산 중개업소들은 당분간 더 오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주거 및 교육 환경이 우수해 실거주 이주수요와 재건축 기대감에 따른 투자 수요가 노원구로 계속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선 신설과 동북선 경전철 착공 등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C 부동산 관계자는 “서울에 집을 사려는 이들이 경기·인천 쪽으로 넘어가긴 쉽지 않다”면서 “3기 신도시와 누구나집 등은 인천·경기 지역에 자리해 서울 주택 수요를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전셋값 급등으로 내 집 마련 수요는 큰데 당장 집이 없으니 가격은 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황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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