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 60일이상 검토하는데…
대검, 판단·처리 ‘전광석화’

언론 공개된 내용 요건 안돼
법 조항 위반 논란도 제기돼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이 지난해 4월 여권 정치인에 대한 고발을 야당에 청부했다는 의혹을 언론에 건넨 제보자를 대검찰청이 공익신고자로 인정한 것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통상 60일 이상 걸리는 공익신고자 인정 여부를 놓고 검찰이 제보 목적과 동기 등을 며칠 만에 전광석화처럼 판단한 데 대한 비판과 함께 언론매체에 이미 공개된 내용은 공익신고가 될 수 없다는 법 조항 위반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검찰청은 이날 오전 “제보자의 공익신고서 등을 제출받아 관계 법령상 공익신고자로서의 요건을 충족하였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제보자가 공익신고자로 인정되면서 비밀보장과 신변보호, 불이익조치 금지 등 각종 보호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제보자는 국민권익위원회엔 별도 신변보호 요청을 현재까지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검 감찰부는 공익신고자 요건 검토 기간이 얼마나 걸렸는지 확인해주지 않고 있지만, 청부고발 의혹이 지난 3일 불거졌기 때문에 5일 안에 모든 판단이 이뤄졌을 것으로 보인다. 공익신고보호 업무를 담당하는 한 공무원은 “규정상 공익신고 요건 검토는 통상 60일이 소요되며 1년 이상 걸리는 경우도 많다”며 “신고 내용의 신빙성과 법적 요건에 해당하는지를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같이 검찰이 이례적으로 공익신고자로 빠르게 지정한 것을 두고 법조계 안팎에선 여러 의구심이 나오고 있다. 실제 제보자는 검찰에 최근 공익신고서를 내면서 고발장 등 당시 김웅 국민의힘 의원과 메시지를 주고받은 휴대전화 등을 함께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익신고자 보호법 10조에 ‘공익신고의 내용이 언론매체 등을 통하여 공개된 내용에 해당하고 공개된 내용 외에 새로운 증거가 없는 경우, 거짓 신고하거나 부정한 목적의 공익 신고인 경우 조사를 하지 아니하거나 중단하고 끝낼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권경애 변호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부정한 목적으로 제보한 후 자신의 신분을 숨기기 위해 권익위에 공익신고를 했다면 공익신고자가 되는가, 아닌가 (검토해야 한다)”라며 “공익신고자에 대한 법률상 판단이 그리 단순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라고 했다.

김규태 기자 kgt90@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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