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인출·송금 시스템 붕괴
코인 채택지수 154국중 20위

엘살바도르선 ‘치보’ 일시중단
현실세계 안착, 쉽지만은 않아


비트코인이 탈레반 정권의 아프가니스탄에 희망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기존 제도권 금융이 무너지자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에 대한 기대 및 수요가 치솟은 것으로, 중동의 혼란스러운 상황을 계기로 가상화폐 세계가 뜻밖의 변곡점을 맞았다는 분석이다.

8일 CNBC 등에 따르면, 아프간의 수도 카불이 함락되기 전부터 은행 인출·송금 시스템이 마비되면서 비트코인이 유일한 가치 전달 수단으로 부각됐다. 은행에서 일반 화폐의 인출이 중지됐고 해외 송금을 용이하게 한 웨스턴유니언 서비스나 하왈라(민간 환치기 서비스)도 무기한 중지됐다. 여기에 국경이 폐쇄되고 금융자산이 동결되는 상황이 이어지자 아프간 시민들은 가상화폐라는 대안에 눈길을 돌렸다. 특히 아프간 청년들이 가상화폐에 대한 거부감이 없는 상황이기도 하다. 체인어낼리시스에 따르면 아프간은 2021년 가상화폐 채택지수가 154개국 중에서 20위다. 이에 일각에서는 아프간의 청년들이 탈레반에 저항하는 수단으로서 가상화폐 기술을 적극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도 나온다. 구체적으로 비트코인은 탈레반으로부터의 자산 은닉, 외국 친척들로부터의 원조 수령, 해외 탈주 시 비상금, 이슬람법에서 금지한 여성의 경제권 확보, 탈레반 정부가 남발할 종이돈으로부터의 인플레이션(지속적 물가 상승) 헤지(위험회피) 등의 수단으로 쓰일 전망이다. 이에 대해 ‘비트코인은 강했다’를 쓴 오태민 작가는 “전통적인 금융이 하지 못하는 일을 비트코인이 할 수 있다는 사실은 새로울 것이 없다”고 평가했다.

아프간과 달리 엘살바도르에서의 비트코인 안착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날 전 세계 국가 중 처음으로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채택해 쓰기 시작한 엘살바도르는 정부가 운영하는 비트코인 지갑인 ‘치보’의 운영을 일시적으로 중단하는 등 미숙한 모습을 보였다. 시장은 충격을 받았다.

이날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미국 서부 시간으로 7일 오후 2시(한국시간 8일 오전 6시)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4만6797달러로 24시간 전보다 9.89% 하락했다. 같은 시각 국내 거래소인 업비트에서 역시 비트코인은 24시간 전 대비 9% 가까이 폭락한 5560만 원대에서 거래됐다.

송유근 기자 6silver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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