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대목인데도 손님이 3분의 2가량 줄었어요”, “과일을 박스로 사는 사람은 없고 낱개로만 찾아 매출이 70% 떨어졌어요.”
추석 연휴가 1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과일 등 각종 제수를 판매하는 전통시장 상인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상인들은 코로나 여파에 따라 단체 모임이나 제사, 성묘 등 가족 모임이 줄어든 탓에 제수를 대량으로 찾는 손님들도 감소하는 등 경제적 타격을 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코로나 사태로 ‘한가위만 같아라’는 옛말이 되고 있다.
8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의 청량리농수산물시장. 이날 시장에는 각종 제수를 사러 나온 손님들이 곳곳에 보였다. 명절 대목을 맞은 시장 상인들은 사과 한 바구니, 대추 한 되를 더 팔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시장 입구에서 대추와 밤 등 견과류를 파는 이모(44) 씨는 “그나마 추석 연휴를 앞둬서 손님들이 오는 것처럼 보이지만 코로나 전 명절 때보다는 방문객이 50% 이상 줄어든 것”이라며 “지난해보다 매출은 절반 이상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 씨는 제사상에 올라가는 대추 한 되(400g) 7000원, 밤 한 되(800g) 8000원으로 정량에 맞게 판매를 해 왔지만, 올해는 ‘되’ 단위로 사 가는 사람들이 줄어 손님이 원하는 가격에 맞춰 팔고 있다고 전했다. 공주 햇밤을 취급하는 50대 김모 씨는 “낱개로 찾는 손님들이 늘다 보니 아예 300g(2000원), 400g(3000원)으로 비닐봉지에 담아 판다”며 “밤을 담는 됫박이 필요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과일 가게를 운영하는 최모(여·60) 씨도 “코로나 이후에 경기가 어려워져 손님들 ‘씀씀이’도 줄어든 데다 명절 때 친척들끼리 단체로 모이지 않는다거나 제사를 지내지 않는 사람이 늘다 보니 그때그때 먹을 만큼만 사과나 배를 사 간다”며 “매출이 70% 이상 줄었다”고 말했다.
고령층이 밀집해 전통 시장 수요가 있는 청량리와 달리 영등포역 인근 시장들은 사실상 거리가 텅텅 비어 있었다. 청과물시장 상인 이모(67) 씨는 “작년만 해도 시장 길거리가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는데 보다시피 아무도 없다”며 “명절에는 물량이 많아 아르바이트생을 2명이나 써서 인건비 등을 생각하면 남는 게 없어 답답한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영등포중앙시장 노점에서 떡 장사를 하는 박모(56) 씨도 “추석만 되면 비닐 포장 팩으로 된 송편을 여러 개 사려는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었지만 지금은 송편 1팩, 찹쌀떡 1팩 이런 식으로 소량으로만 구매한다”고 했다.
최지영 기자 goodyoung17@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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