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석 앞두고 잇단 택배파업

익산 CJ대한통운 3주째 ‘스톱’
배송 물량 2만여 개 쌓여있어
부산서도 노조가입 기사 태업
시민 “물건 급한데 답답” 분통


박정경, 익산=박팔령, 부산=박영수 기자

전북 전주시 호성동에 사는 30대 대학원생 A 씨는 최근 전공서적을 인터넷으로 주문했지만 일주일이 넘게 받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졸업 논문 작성을 위해 필요한 서적이라 택배 수령이 한시가 급한데 택배기사 파업으로 A 씨의 물건은 익산지역 물류센터 어딘가에 파묻혀 있는 상황이다. A 씨는 “답답한 마음에 대리점에 매일 전화해도 돌아오는 대답은 ‘확인할 수 없다’뿐이어서 KTX라도 타고 서울에 있는 서점에 다녀올 생각”이라며 울분을 토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비대면 쇼핑이 급증한 데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택배 물량이 최대치로 늘어나고 있지만 전북 익산과 부산 등지에서 잇단 택배 파업과 태업이 발생하며 시민들의 불만이 끓어오르고 있다. 명절만 되면 어김없이 되풀이되는 민주노총 산하 택배 노조의 태업에 애꿎은 시민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9일 택배업계 등에 따르면 CJ대한통운 익산지점의 파업이 지난달 18일부터 시작해 장기화되고 있다. 익산 일부지역으로 배송되는 CJ대한통운 택배 물량은 현재 2만여 개가 쌓여 있으며 다른 지역에서 익산으로 배송되는 택배 물량은 송장 입력 자체가 안되는 상태다. 노조원들은 택배 수수료 2.5%포인트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택배 물량 1개당 적게는 10원, 많게는 150원에 이른다. CJ대한통운 택배 익산지역 6개 대리점주는 최근 사회적 합의를 통해 택배 물량 분류작업 인력의 인건비를 분담하고 있는 실정인데, 또다시 수수료 인상을 요구하는 처사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CJ대한통운 부산 A 대리점도 최근 택배기사들이 노조에 가입해 태업하면서 물량이 조금씩 쌓이고 있다. 이 대리점 소장은 “추석이 다가와 물량이 늘어나고 있는데 노조가 태업해 답답하다”고 하소연했다. 택배 수수료로 인한 일부 지역의 노조 파업은 시민들에게 큰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

택배노조는 그간 분류인력 투입 등에 대한 과로사 문제와 더불어 택배노동자들의 열악한 처우를 위해 목소리를 높였고, 국민도 관련 노고에 공감한 바 있다. 하지만 매번 되풀이되는 ‘명절 파업 정례화’는 소비자들을 볼모로 한 권리 행사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더욱이 최근 택배 대리점주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건 등으로 인해 노조의 일방적인 주장이 도를 넘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정경
박팔령
박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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