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세브란스 김경현·장현준 교수팀, 80대 이상 요추 수술 환자 162명 장기 분석

80세 이상 노년층에게 퇴행성 허리뼈 질환 수술 여부를 결정할 때, 환자 과거 병력에 기초한 ‘수정노쇠지수(mFI·modified frailty index)’를 활용하면 합병증과 사망률은 물론 환자 통증이나 삶의 질 개선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수정노쇠지수는 혈압, 당뇨, 폐질환, 뇌혈관질환 등 11가지 환자의 의학적 지표가 담긴 개인별 노쇠 정도를 말한다.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병원장 송영구) 신경외과 김경현·장현준 교수팀은 수정노쇠지수를 이용해 퇴행성 요추 질환 수술을 받은 환자군을 추적·분석한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고 9일 밝혔다. 이번 연구논문은 국제학술지인 ‘뉴로스파인(Neurospine, IF:3.492)’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지난 2011년 1월부터 2018년 9월까지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요추 협착증으로 감압술 또는 나사못을 이용한 유합술을 받은 80세 이상 162명(남성 80명, 여성 82명)의 환자를 수정노쇠지수(mFI) 에 맞춰 환자군을 세 그룹으로 분류하면서, 수술 후 8년까지 추적 관찰했다. 사용된 총 11가지 지표를 각각 0~1 범위 점수를 부여했으며, 총합이 0점인 경우 건강환자군, 0보다 크고, 0.21과 같거나 작으면 준노쇠군, 0.21보다 크면 노쇠군으로 정의했다. 이외에도, 연구팀은 수술받은 환자의 성별, 수술법 종류에 따른 차이도 알아봤다. 분석결과 성별과 노쇠 정도, 수술법 종류에 따른 장기 생존율에는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지만, 수술 후 3개월~1년째가 되는 단기 생존율에는 의미가 있음이 확인됐다.

건강 환자군의 경우 교통사고로 사망한 1명을 제외하곤 100% 생존했으며, 준뇌쇠군은 95.3%, 노쇠군은 90.5% 만큼 각각 생존해 노쇠 정도가 수술 후 생존율과 관련 있음을 입증했다. 특히 연구팀은 162명의 대상군 가운데, 3명의 환자가 수술 후 2개월 이내에 폐렴 또는 급성 심장마비로 사망했는데, 이들이 모두 준노쇠군이나 노쇠군에 속했다는 점도 눈여겨 봐야 한다고 했다.

김경현 교수는 “요추 협착 수술은 보행장애를 감소시키고 야외 활동을 가능케 만들어 환자 삶의 질을 높이는 순기능을 갖지만, 80세 이상 고령층에서는 요추 수술을 받고 합병증과 사망확률이 높아진다는 보고도 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나이에 얽매이지 않고 환자 과거 병력과 통증 상태 등을 종합 고려해 시행한다면 통증과 삶의 질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권 기자
이용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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