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네트워크 보안 신고 건수
5년동안 무려 1571건 달해
개인정보 탈취 등 우려 급증


‘해커가 월패드 카메라로 우리집 거실을 몰래 들여다보고 현관문까지 연다면?’

코로나19로 디지털·비대면 환경이 급속히 조성되며 ‘스마트홈’에 대한 수요도 폭발적으로 늘고 있지만, ‘홈네트워크’ 해킹 방지를 위한 ‘월패드(사진) 세대 간 망분리’ 대책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1월 ‘세대 간 사이버 경계벽 구축’을 담은 ‘주택법’ 개정안 발의로 첫 공론화가 이뤄진 지 4년이 다 돼가는데 법제화 작업이 지지부진하면서 개인 정보 탈취나 막대한 재산 피해 우려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는 10일 현재까지 ‘월패드 망분리 적용’ 문제를 두고 논의만 계속할 뿐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3개 부처가 연구용역, 전문가 간담회 등을 거친 끝에 ‘홈네트워크망은 세대망 사이 보안을 위해 개별 네트워크로 분리해 구성·운영해야 한다’는 보안 규정을 ‘지능형 홈네트워크 설비 설치 및 기술기준’에 담을 예정이었는데 뚜렷한 이유 없이 시행 여부·시기가 확정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 사이 주무부처인 과기정통부 담당 부서와 담당 공무원이 바뀌었고, 정책 추진은 사실상 제자리걸음하고 있다.

월패드는 도어록, 조명, 난방, 안심카메라 등 집 안 내 사물인터넷(IoT) 기능을 연동·제어하는 홈네트워크의 허브다. 정부 관계자는 “여전히 이견이 커서 당장 시행이 어려울 것 같다”며 “필요하다는 의견과 현행 기술로도 충분하다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고, 고시에 담을지 법에 담을지에 대해서도 찬반이 나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월패드 해킹 시 홈 IoT 전체를 해커가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보안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아파트 단지가 하나의 네트워크를 공유하는 경우가 대다수인 우리나라 특성상 한 가구만 해킹돼도 전 세대 보안이 쉽게 뚫리기 때문에 세대 간 망분리가 시급하다는 얘기다. 남우기 한국정보통신기술사회 회장은 “단순 방화벽만으로는 취약한 보안 문제를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세대 간 데이터 경로 자체를 분리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일부 지역에서 홈네트워크 해킹 방지 설비인 홈게이트웨이 등이 제대로 설치돼 있지 않거나, 설치돼 있더라도 해킹에 금방 노출되며 다수 세대가 무방비로 해커의 먹잇감이 되는 사례가 발생하기도 했다. 2016~2020년 5년간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접수된 홈네트워크 보안 관련 신고 건수는 무려 1571건에 달한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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