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AEA와 ‘제한적 사찰’ 재합의
임시 핵사찰 종료 선언 석달만
감시카메라로 시설 녹화하지만
IAEA에 바로 영상 제공 안해
실질 조치 이뤄질지는 미지수
이란이 12일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제한된 핵사찰에 합의했다. 지난 6월 이란이 임시 핵사찰 종료를 선언한 지 약 석 달만으로, 강경파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 취임 후 첫 핵 협상 진전 시그널이다. 이에 따라 이번 합의가 지난 6월 중단된 서방 국가들과의 ‘핵 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협상 재개로 이어질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일각에서는 이번 합의의 세부조항을 두고 ‘이란의 시간 끌기’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로써 이란 핵시설에 설치된 감시 카메라를 통한 영상 녹화가 계속되며 일단 사태는 봉합되는 모양새지만 실질적 사찰 조치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이란이 핵시설 영상 자료를 곧바로 IAEA에 제공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 양측 합의에는 수집된 영상 자료를 원자력청과 IAEA가 합의한 이란 내 장소에 우선 보관했다가 향후 핵 합의 협상에서 진전이 있으면 이란이 영상 자료를 IAEA에 제공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번 합의가 이란의 시간 끌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번 합의가 꺼져가던 핵 합의 협상의 불씨를 되살릴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다. 이란은 지난 4월 초부터 오스트리아 빈에서 러시아, 프랑스, 영국, 독일 등과 만나 핵 합의 복원 협상을 진행해 왔으나 강경파 라이시 이란 대통령 당선 직후인 지난 6월 20일 이후 협상은 중단됐다. 이란의 핵 개발을 제한하는 대신 국제사회의 제재 해제를 골자로 한 2015년 핵 합의는 2018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 의해 일방적으로 파기됐으나 조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선 후 복원 협상이 진행 중인 상태였다.
앞서 이란은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에도 서방이 핵 합의 복원 협상에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자 지난 2월 IAEA의 핵사찰을 거부하겠다는 초강수를 둔 바 있다. 이에 IAEA는 이란과 핵 시설 녹화를 3개월간 허용키로 하는 긴급 합의를 이뤄내며 사태를 임시 봉합했다. 그러나 이후 핵 합의 복원 협상이 지지부진하자 이란은 지난 6월 IAEA의 핵사찰을 또다시 불허하며 서방을 압박해 왔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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