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소속이던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재임 당시의 시정(市政)은 시민 전체 아닌 일부 시민단체를 위한 것과 다름없었다는 사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지난 4월 취임한 국민의힘 소속의 오세훈 서울시장은 13일 기자회견에서 “지난 10년 간 시민사회와 시민단체에 지원된 민간보조금과 민간위탁금 총액이 1조 원 가까이 된다. 시민 혈세로 유지되는 서울시 곳간이 시민단체 전용 ATM(현금인출기)으로 전락해갔다”고 밝혔다.

그 행태는 적폐의 전형으로, 요지경이 따로 없다. ‘시민 참여’를 내세운 ‘마을공동체 사업’이 대표적이다. 2012년 설립한 마을공동체종합지원센터의 2016∼2018년 센터장은 아예 해당 사업을 담당하는 서울시 과장급 공무원으로 2018년 채용돼 현재 재직 중이라고 한다. 지난해까지 자치구 24개마다 ‘중간 지원 조직’ 명분의 중개소인 마을자치센터도 설립했다. 그 운영은 모두 시민단체가 했고, 10년간 투입된 서울시 예산 1300억 원의 절반 이상이 인건비라고 한다. 오 시장이 “시민단체 출신 인사가 임기제 공무원으로 도처에 포진해 사업 전반을 관장하고, 자신이 몸담았던 단체에 재정을 지원했다”며 ‘시민단체의 피라미드’ ‘시민단체형 다단계’ 등에 비유한 이유다.

서울시의 적폐 수술이 화급하다. 민주당 소속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은 “전임 시장 흔적 지우기일 뿐”이라며 폄훼했으나, 그럴 일이 아니다. 오 시장은 시의회를 장악한 민주당의 발목잡기가 있더라도,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고 비정상적인 것들을 정상화하는 길을 가겠다”고 천명한 취지대로 시민을 위한 시정으로 빨리 되돌리는 것이 책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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