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부, 외교파·강경파 갈등
“우리가 더 대우받아야” 설전

美“알카에다 복귀 시작했다”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탈레반 지도층 내부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외교를 담당해온 압둘 가니 바라다르 부총리와 하카니 네트워크를 주축으로 하는 강경파 간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조직 알카에다가 다시 아프간으로 복귀하기 시작했다는 미국 정보기관의 보고가 나왔다.

영국 BBC방송은 14일 새 아프간 정부 구성과 관련해 탈레반 지도자들 간 큰 갈등이 발생했다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소식통들의 말을 종합하면, 지난주 바라다르와 칼릴 하카니 난민·송환 장관이 대통령궁에서 설전을 벌였으며, 추종자들까지 가세하면서 싸움이 크게 번졌다.

소식통들은 “바라다르가 과도정부 구성에 불만을 품어 설전이 시작됐다”며 “탈레반 승리가 누구의 덕이고, 그에 따른 대우를 누가 받아야 하는지에 대한 분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전했다. 바라다르는 외교적 노력이 탈레반 승리의 주요인이라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직접 통화하는 등 외교활동을 해온 바라다르는 새 정부 구성과 관련해 “탈레반 성직자들로만 구성된 정부는 안 된다”는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탈레반 내 강경조직이자 미국이 테러조직으로 지정한 하카니 네트워크의 고위 인사인 하카니는 자신들의 전투 덕에 탈레반이 승리했으며, 이에 맞는 대우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탈레반 지도층과 하카니 네트워크 간 긴장은 수년째 고조되고 있었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날 다툼으로 바라다르가 총상을 입었으며 심지어 사망했다는 소문도 돌았지만 전날 바라다르는 음성 메시지를 통해 자신이 건재하다고 밝혔다. BBC는 “바라다르가 카불을 떠난 것은 부상 때문이 아니라 화가 났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알카에다가 아프간으로 향하고 있으며 향후 1∼2년 안에 아프간에서 조직을 재건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미 정보당국의 보고가 나왔다.

데이비드 코언 미 중앙정보국(CIA) 부국장은 이날 “알카에다가 아프간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는 징후들이 보이기 시작했다”며 “그러나 지금은 초기이고 CIA는 아프간 내 알카에다 움직임을 면밀히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
박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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