툰베리의 스웨덴 온난화 우려
청년층, 노년보다 40%P 높아
선진17國 75% “삶에 악영향”
한국도 45%나… 아·태 최고
“나는 침실에서 익사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속에서 자랐다. 사회는 이를 극복해야 할, 비이성적인 공포로 치부한다. 우리 청년의 ‘기후 불안’은 근본적으로 이 같은 정부의 무관심과 깊은 배신감에서 비롯된다.”
필리핀의 청년 기후운동가 미츠지 조넬 탄(23)의 발언은 기후 변화를 온몸으로 체감하고 있는 전 세계 청년들의 절박한 심정을 대변한다. 세계 곳곳에서 인간 생존을 위협하고 있는 기후 위기는 한 나라의 경제적 수준과 상관없이, 개인의 삶을 파고드는 ‘만성적 스트레스’가 돼 일상의 작은 부분까지 변화시키기에 이르렀다.
미국의 싱크탱크 퓨리서치센터가 지난 2월 1일부터 5월 26일까지 17개국의 성인 1만885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14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영국·독일·프랑스·스페인·캐나다·호주·한국 등 경제적으로 선진화된 국가들에서 지구온난화가 자신의 삶에 미칠 악영향을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답한 비율이 6년 전보다 모두 상승했다. 이는 그리스(57%)·스페인(46%)·이탈리아(42%) 등에서 특히 높게 나타났고, 상승 폭은 독일에서 19%포인트로 가장 컸다. 아시아·태평양 국가 중에선 한국이 45%로, 싱가포르(38%)·일본(26%)·대만(28%) 등보다 높았다.
젊은층이 이 같은 전 세계적 인식 변화를 선도하고 있다. 10대 기후활동가 그레타 툰베리의 고향인 스웨덴에선 18~29세 젊은층이 기후 변화를 우려하는 정도(65%)가 65세 이상 노년층(25%)보다 40%포인트나 높게 나타났다. 뉴질랜드(31%포인트)·호주(30%포인트)·싱가포르(20%포인트)·미국(19%포인트) 등에서도 연령대별 인식 차가 뚜렷했다. 특히 청년 10명 중 4명은 기후 위기를 이유로 아이를 낳는 것조차 망설이고 있다. 국제시민운동단체 아바즈가 자금을 대고, 영국 바스대 등 7개 대학 및 협회가 공동으로 수행한 연구에서 10개국 16~25세 청년 1만여 명 중 75%는 “미래가 무섭다”고 답했고, 56%는 “인류가 멸망할 것”이라고 했다.
독일의 여성 기후활동가 루이사 노이바우어(25)는 영국 일간 가디언에 “많은 어린 소녀가 내게 아이를 가져도 괜찮은지 물어온다”며 “젊은이들은 단지 걱정하는 것만으로는 기후 변화를 멈출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개인적 단위의 불안감은 이제 거리에서, 법원 앞에서 집단행동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45% 이상의 청년들이 기후 위기로 인해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감정이 달라지고 있다”고 했는데, 이는 슬픔부터 두려움, 불안, 분노, 절망, 수치심까지 다양하게 보고됐다. 이들이 자국 정부 대응에 갖는 감정은 실망감이다. 65%가 “정부가 젊은층을 실망시키고 있다”고 답했고, “정부를 신뢰할 수 있다”는 응답은 31%에 불과했다. 연구진은 “기후 정책이 빈약하다고 여겨지는 국가에서 불안감의 정도도 크게 나타났다”고 짚었다. 국제환경보호단체 그린피스의 제니퍼 모건 사무총장은 그린피스 출범 50주년을 기념해 AFP통신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축하할 일은 없다. 기후 비상사태를 맞이해 더욱 급진적이고, 깊은 변화가 요구된다”며 “우리의 목표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장서우·김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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