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 감면 등 간접 지원 필요
과감한 규제 개혁안 찾아야
산업 대전환기를 맞아 정부의 역할에도 과감한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직접 산업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역할보다는 큰 방향을 정하고, 혁신 생태계를 조성하는 역할에 매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문화산업포럼 2세션 ‘산업 전환과 국가 대응 과제’ 기조강연을 맡은 박진 한국개발연구원(KDI) 교수는 27일 “정부는 산업 전환의 큰 방향을 설정하고 민간이 할 수 없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며 “산업 정책의 목표, 수단, 개입 수준 등에서 정부 역할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향후 국가 산업 정책의 목표로 혁신 생태계 구축을 제시했다. 과거에는 목표가 산업 경쟁력 강화와 산업 구조 재편이었지만, 큰 그림이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산업 전환 시기에는 혁신이 강조될 수밖에 없고, 혁신은 민간이 주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혁신은 기술과 수요를 연결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것으로, 각 경제 주체가 자율적으로 결정해야만 가능하다고 했다.
혁신 생태계 구축을 위한 구체적 수단으로는 △네거티브 규제로의 전환 △조세 지원을 중심으로 한 정책 추진 △공공기관 시장 참여 제한 등을 꼽았다. 지금까지 민간이 할 수 있는 사업 영역을 정부가 정하는 포지티브 규제가 대세였지만, 앞으로는 안전 등을 이유로 민간이 할 수 없는 영역만 지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가 직접 재정을 투입해 기업을 지원하기보다는 조세 감면 등을 통한 간접 지원 방식으로 전환하고, 공공기관은 공익사업에 치중해야 한다고 박 교수는 제언했다.
박 교수는 향후 산업 정책의 키워드로 ‘불개입’과 ‘분권’을 거듭 강조했다. 과거에는 정부가 집중 육성할 산업을 직접 선정해 지원했지만, 방식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연구·개발(R&D)을 통한 간접 지원, 구체적 지원 대상 선정 과정에서 정부 불개입 등이 세부적인 방식으로 꼽힌다. 박 교수는 산업 정책의 주체도 중앙 정부가 아닌 지방 정부가 돼야 한다고 봤다.
산업 전환을 앞두고 기업가적 국가 역할도 강조되고 있다. 2세션 토론 좌장인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민간을 적극적으로 도울 수 있는 정부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산업 전환 시기에는 민간이 감당하기 어려운 불확실성과 투자 위험이 있다”며 “이러한 부분을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에너지 고소비·온실가스 다배출 산업인 석유화학, 철강, 조선, 자동차 등 한국 기간 산업의 전환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과정에서 정부가 리스크를 감당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강 교수 역시 국가적 과제 대응을 위해 과감한 규제 개혁을 강조했다. 그는 “민간이 마음껏 창의적 기업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운동장을 마련해 주는 역할을 정부가 해야 한다”며 “과감하고 적극적인 규제 개혁 방안을 우선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병채·이근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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