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심 의식 지엽적 공약 ‘재탕’
지자체는 숙원사업 건의 경쟁


대전=김창희·인천=지건태 기자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각 정당의 예비후보 경선이 한창인 가운데 현실성이 떨어지는 선심성 공약이 남발되고 있다. 이들 공약 대부분은 과거 지방선거 때 나온 지엽적인 공약의 ‘재탕’인 데다 차기 정부의 국정과제로 채택되기도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27일 전국 지방자치단체와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주 치러진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호남지역 경선에서 이재명 후보는 전북 남원에 공공의대 설립을, 이낙연 후보는 새만금에 그린수소 공급기지를, 또 추미애 후보는 전주를 세계 10대 국부펀드 도시로 키우겠다는 공약을 각각 내놨다.

1차 예비경선을 통과한 국민의힘 대선주자들도 최근 대구·경북을 찾아 구미산단 스마트 재구조화 사업(홍준표 의원)과 대구·경북 경제과학연구소 설립(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약속했다.

하지만 공공의대 설립은 의사협회의 반발로 관련법이 아직 국회 문턱조차 넘지 못했고, 그린수소와 국부펀드는 지자체 간 치열한 유치활동을 벌이고 있어 정부가 어느 특정 지역만을 염두에 두고 결정할 상황이 못 된다. 국민의힘 예비후보들이 내건 대구·경북지역 공약 역시 해당 지자체 현안 사업에 불과하다.

대선 예비후보들이 지엽적인 공약들을 쏟아내자 지자체도 지역 숙원사업을 대선 공약에 끼워 넣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공약으로 내세웠던 수도권 공공기관 2차 지방이전(혁신도시 시즌 2)과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사업, 세종시 청와대 제2집무실 설치, 새만금 관련 사업 등이 무산되거나 지지부진하면서 내년 대선 무대에서 여야의 대선 공약 소재로 다시 등장할 전망이다.

지난해 전국 혁신도시 가운데 가장 늦게 지정된 충남 내포 혁신도시의 경우 정부의 수도권 공공기관 2차 지방이전이 사실상 공수표로 끝나면서 이전 공공기관이 단 1개도 없는 ‘빈껍데기 혁신도시’로 전락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대선과 총선에서 고르게 잘사는 국가균형발전 정책으로 ‘내포 신도시 환황해권 중심도시 육성’, 수도권 공공기관 2차 이전 등을 내세운 바 있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충청산업문화철도, 가로림만 해양정원 사업 등 충남 지역과 관련된 문재인 정부의 공약사업은 국정과제로 채택됐음에도 유독 푸대접을 받았다.

동서횡단철도의 경우 문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천안을 방문해 “공약집에 딱 넣어 놓았다”고 밝힌 바 있어 기대감을 모았지만 최근 발표된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의 ‘신규 사업’에서조차 배제됐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 유력 대선 경선 주자들은 중부권 동서횡단철도를 또다시 앞다퉈 공약하고 있다.

전북권에서는 새만금 문제가 대표적인 대선 무대의 ‘곰탕 공약 소재’로 꼽힌다. 사업의 첫 삽을 뜬 지 30여 년 동안 선거 때마다 단골 공약이 된 새만금 사업에 대해 대선 후보마다 “신재생에너지의 메카로, 전북과 대한민국의 신성장동력으로 삼겠다”며 장밋빛 청사진을 내세우고 있다.

관련기사

김창희
지건태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