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개 식용금지 검토” 지시에
보신탕 상인·식용견 농가 반발


27일 문재인 대통령의 “개 식용 금지를 관계 부처에서 검토해 달라”는 지시에 관련 업자들이 반발하면서 오랜 논쟁거리였던 ‘보신탕 관습’의 향방이 주목된다.

개고기 판매 상인들은 “1년에 150만 마리 이상이 식용으로 판매될 정도로 시장이 형성돼 있는데 하루아침에 범법자가 되라는 말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환로 전국육견인연합회 사무총장은 28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식용견을 기르는 국민은 무시해도 되는지 개탄스럽다”며 “오는 30일 구체적인 발표 내용을 보고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할지 등 대책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조 사무총장은 “전국 1500농가 등 이해당사자들과 상의조차 없었다는 점에서 화가 난다”고 말했다.

대선주자들도 개 식용 금지를 동물보호 대표공약으로 정하면서 논의는 가속화되고 있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반려동물 복지 공약에 육견 산업 금지를 포함했다. 국회에서는 지난해 한정애 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개식용금지법(동물보호법 개정안)이 논의되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에 아예 보신탕 메뉴를 없애는 집도 생겨나고 있다. 서울 강서구 염창동에서 27년째 보신탕집을 운영하는 유명 맛집은 이달 10일 매장을 이전하면서 개고기 메뉴를 없애고 토종닭, 토종오리를 주메뉴로 내세웠다.

식당 관계자는 “동물보호단체가 가게 앞에서 ‘개고기 식용 금지’ 시위를 하는 등 반대가 많아 팔지 않기로 했다”며 “이제는 개를 식용이 아니라 가족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진 추세도 한몫했다”고 설명했다.

보신탕집을 운영하는 상인들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을지로3가역 부근에서 보신탕집을 운영하는 김모(65) 씨는 “단골손님들은 요즘 먹을 데가 없다 보니 제발 그만두지 말아 달라고 사정을 한다”며 “개고기는 예약제로 판매하는데 업종을 바꾸면 단골손님도 잃고 새로 자리 잡기까지 타격이 클 것”이라고 털어놨다.

서울 중구 북창동에서 10년 넘게 보신탕집을 운영해온 양모 씨도 “가뜩이나 코로나19로 장사가 안 되는데 TV에서 개를 먹으면 나쁜 것처럼 말하니까 영업에 지장이 많다”고 말했다.

김보름 기자 fullmo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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