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물 WTI 배럴당 75.45달러
국제유가 3년래 최고치로 급등
브렌트유 연말 90달러대 전망
유가 강세 내년까지 이어질 듯

지난주 국내 기름값 상승 전환
물가 줄인상 사태 현실화 가능성


국제유가가 공급 부족 우려로 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로 뛰면서 국내 기름값이 급등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전기요금이 인상된 데 이어 도시가스도 조만간 오를 예정이어서 에너지발(發) 물가 연쇄 인상 부담이 경제 회복에 찬물을 끼얹을 것이라는 우려가 비등해 지고 있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11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27일(미 동부시간) 배럴당 75.45달러(약 8만9000원)로 전장보다 1.47달러(1.99%) 오른 채 거래를 마쳤다. 2018년 10월 3일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이다. 유가는 지난 5거래일 연속 상승했으며 해당 기간 7.34% 올랐다.

미국 원유 재고 감소와 허리케인에 따른 생산 차질 지속, 국제에너지기구(IEA)의 4분기 석유 수요 증가 전망, 인도 등 아시아 지역의 수요 회복 등 영향으로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기록 중인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강세는 내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영국 북해에서 생산되는 브렌트유의 연말 전망치를 기존 80달러에서 90달러로 상향했다. 브렌트유 가격은 현재 78.72달러로 80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허리케인 아이다의 여파로 공급이 타격을 입은 데다 아시아 지역의 수요가 살아나면서 유가가 오름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인도의 원유 수입은 지난 8월 3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7월 1년래 최저치를 기록한 데서 빠르게 반등한 것으로 수요 증가 기대에 정유업체들이 원유 수입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도시가스 요금 인상을 앞당기는 뇌관인 액화천연가스(LNG) 가격도 허리케인 여파와 겨울철 수요 증가 등을 앞두고 고공행진 중이다. 이날 10월물 가격은 57센트(11%) 오른 100만Btu(열량단위)당 5.70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2014년 2월 이후 최고치다.

국내 기름값도 심상치 않다. 지난 8월 이래로 내림세를 이어온 주유소 휘발유 가격은 9월 넷째 주(20∼25일)를 지나면서 상승세로 반전했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이 기간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직전 주보다 0.8원 오른 1642.6원, 서울은 0.1원 오른 1724원을 기록했다. 관련 업계는 거침없이 오르고 있는 국제 유가가 오는 10월 중순 전후로 국내 휘발유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조상범 대한석유협회 대외협력팀장은 “국제유가가 국내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데 보통 2, 3주 정도 시차가 있다”면서 “코로나19 국면에도 지금과 같은 국제유가 상승세가 이어지면 국내 기름값 인상 폭도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오는 11월 도시가스 요금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에너지발 물가 줄인상 사태가 현실화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정부와 한국전력은 10월부터 적용하는 전기요금을 kwh(킬로와트시)당 3원 인상키로 했다.

이관범 기자 frog7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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