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온라인상에서 ‘나 혼자 잘산다’는 표현이 부쩍 많이 쓰이고 있습니다. MBC 간판 예능 ‘나 혼자 산다’를 비꼰 표현인데요. 이 프로그램의 출연진인 방송인 전현무, 박나래, 기안84 등이 고가의 집에 살거나, 건물을 매입했다는 보도에 대한 일부 네티즌의 반응이죠.

이를 두고 몇 번을 곱씹어 봐도 “이게 욕먹을 일인가?”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자유경제, 민주주의 국가에서 정당히 일해서 번 돈으로 편법 없이 자산을 늘려 가는 것이 왜 지탄의 대상이 돼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들이 재산 자랑이라도 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이런 소식은 일부 언론의 보도를 통해 알려졌을 뿐이죠. 게다가 오랜 기간 이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배우 이시언의 경우, 오랜 기간 차곡차곡 저축한 청약통장으로 아파트 분양을 받게 된 사연이 소개돼 박수를 받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최근, 7억 원에 분양받은 아파트의 시세가 17억 원까지 치솟았다는 보도에 괜한 비난 여론이 조성되고 있습니다. 도대체 이 과정에서 이시언이 잘못한 것은 무엇일까요?

이쯤 되니, 연예인이 ‘동네북’이 된 듯합니다. 몇몇 연예인의 경우 SNS에 근사한 식당에서 밥을 먹는 사진 한 장만 올려도 ‘요즘 같은 시기에 보기 불편하다’ ‘거리두기 수칙은 지켰냐?’ 등 날 선 반응에 애먼 사과부터 했습니다. SNS는, 표현 그대로 사적 공간이죠. 그런데도 그들의 SNS에는 일면식도 없는 이들의 ‘불편하다’는 반응이 그득하고, 또 일부 언론은 최소한의 판단 기준도 없이 이를 쟁점화하며 논란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코로나19 기획연구단에 따르면, 코로나19 시대에 불안·분노·공포의 감정이 커졌다고 합니다. SNS를 통해 타인의 사생활을 엿보는 빈도도 잦아지며 상대적 박탈감 또한 상승했는데요. 이런 부정적 감정의 화살을 연예인에게 돌리는 이들이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왜일까요?

논란을 겁낸 연예인들의 즉각적 반응에서 비뚤어진 만족감을 얻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정작 높은 도덕성과 윤리 의식이 요구되는 일부 정치인과 성직자들은 웬만한 논란에도 끄떡없고 좀처럼 사과도 하지 않죠. 맹목적인 지지도 공고합니다. 하지만 이미지가 생명인 연예인들은 온라인 게시판에 누군가 익명으로 올린 글 하나에도 크게 상처받고, 이에 대한 입장 발표와 사과를 강요받곤 하죠. 이런 반응에 익숙해진 일부 네티즌과 연예 언론이 “불편하다”를 연발하며 충분히 엄혹한 시기를 더욱 각박하게 만들고 있진 않나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안진용 기자
안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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