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건태 기자

평소 친분이 없던 중학교 동창 여학생의 사진을 SNS에 유포해 텔레그램 ‘지인 능욕방’에 게재되게 한 고등학생이 출석정지와 전학 등의 처분이 가혹하다며 행정 소송을 냈으나 패소했다. 법원은 이 고교생이 피해자와 형사 합의를 했더라도 합의 이전에 내려진 교육 당국의 전학 처분은 따라야 한다고 판단했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도권 한 고등학교에 다니는 A 군은 지난해 3월 다른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B 양의 사진 2장을 SNS에서 내려받은 뒤 트위터를 통해 누리꾼 C 씨에게 보냈다.

A 군은 B 양과 같은 중학교에 다녔으나 같은 반인 적은 없어 친분이 없는 사이였고, C 씨와는 이름도 모르는 관계였다.

C 씨는 A 군으로부터 B 양의 사진을 받자 개인정보도 요구했고, A 군은 B 양의 이름과 SNS 계정 주소를 추가로 알려줬다.

A 군은 같은 해 4월 “B 양이 성적으로 문란하다”는 허위 내용을 C 씨에게 말하기도 했다.

A 군이 전송한 B 양의 사진과 이름은 얼마 후 이런 허위 내용과 함께 텔레그램 ‘지인 능욕방’에 올라갔다.

B 양은 지난해 7월 이른바 ‘자경단’(자율경찰단)이라고 부르는 한 누리꾼의 연락을 받고 자신의 사진이 텔레그램에 떠도는 사실을 알았다.

깜짝 논란 그는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명예훼손 혐의로 A 군을 경찰에 고소했다.

해당 지역 교육지원청 학교폭력 대책심의위원회도 “A 군이 B 양의 동의 없이 SNS를 통해 사진과 개인정보뿐 아니라 허위 내용을 전송했다”며 출석정지 15일과 특별교육 5시간 등의 처분을 했다.

그러자 A 군은 이 같은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행정심판을, B 양은 A 군에게 ‘출석정지 15일’이 아닌 ‘퇴학’ 조치를 해달라고 행정심판을 각각 청구했다.

지난해 11월 학폭위는 A 군의 청구는 기각한 반면 B 양의 요청은 일부 수용해 A 군에게 ‘출석정지 15일’이 아닌 ‘전학’ 처분했다.

A 군은 행정심판 청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전학 조치는 가혹하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그는 재판에서 “성명불상자의 협박에 의해 어쩔 수 없이 (B 양과 관련한) 허위 내용을 전송했다”며 “전학 조치는 퇴학 다음으로 무거운 처분이어서 가혹하고, B 양과는 합의했고 이미 다른 학교에 다니고 있어 전학의 실효성도 크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인천지법 행정1-2부(부장 박강균)는 A 군이 인천시교육청 행정심판위원회를 상대로 낸 전학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A 군이 B 양과 합의한 시점은 전학 처분이 내려진 이후”라며 “행정처분의 위법 여부는 처분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므로 둘의 합의를 전학 처분의 위법 여부를 판단하는 근거로 삼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A 군과 B 양이 다른 고교에 다니고 있지만, A 군에게 전학 조치의 엄중함을 깨닫게 해 같은 잘못을 재차 저지르지 않도록 선도할 필요가 있다”며 전학 처분은 적법하다고 덧붙였다.
지건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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