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remium Life - 하이엔드 오디오의 세계
“이게 오디오라고?”
외계 로봇을 연상케 하는 독특한 외관만큼이나 특이한 회사 철학, 독창적인 기술력으로 유명한 드비알레는 지난 2019년 국내 정식 수입 이후 시장에서 주목받으며 이미 ‘아는 사람들은 다 아는’ 하이엔드 오디오 브랜드로 떠올랐다. 오디오 마니아들과 한남동, 강남 등 일부 지역 고소득 소비자 사이에서 입소문으로 퍼지던 수준을 넘어 올해 들어서는 젊은 세대 사이에서도 ‘오디오계의 애플’이라 불릴 정도로 인지도를 넓히며 독보적인 성장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드비알레는 2007년 프랑스에서 설립된 신생 음향기술 스타트업이다. ‘혁신적인 기술로 오디오 세계를 바꾸자’는 비전을 내걸고 오로지 기술력 확보에 매달린 결과 100년에 가까운 역사를 자랑하는 브랜드가 즐비한 하이엔드 오디오 업계에서 창업 15년 만에 충격적인 기술력의 이단아로 주목받았다. 아직도 전체 회사 인력의 40% 이상이 엔지니어일 정도로 기술력에 집착하는 모습을 지키고 있다.
드비알레의 브랜드명은 18세기 프랑스 혁명과 계몽주의 시대를 상징하는 책 ‘백과전서’ 출간 당시 보급을 도왔던 것으로 알려진 엔지니어 ‘기욤 비알레(Guillaume Vialet)’를 기리는 뜻에서 따왔다. 드비알레의 창업자들은 “계몽주의 사상과 드비알레가 추구하는 음악에 대한 진정성이 정확히 일치한다”고 말한다. 백과전서가 수백 년 동안 이어져 왔던 중세 암흑기를 끝낸 것처럼 새로운 차원의 오디오를 만들어 이를 세상에 널리 보급하겠다는 철학이다. 독특한 회사명의 유래만큼이나 오디오 애호가들 사이에서도 드비알레는 단지 오디오 회사가 아니라 음악에 대한 진정성을 추구하는 브랜드로 통한다.
특히 ‘콜럼버스의 달걀’처럼 기존 업계에서 고정된 상식을 과감히 깨부수는 아날로그·디지털 하이브리드 기술을 통해 새로운 하이파이의 공식을 제시하고 있다. 통상 음악을 재생하는 데 있어 스피커는 저음에서 고음에 이르는 폭넓은 스펙트럼을 내기 위해 많은 양의 공기가 필요하고, 그런 이유로 울림통 역할을 하는 스피커의 캐비닛도 커야 한다는 것이 당연한 상식이었다. 하지만 드비알레는 이 같은 물리 법칙에 의문을 제기하며 사운드 증폭의 개념을 완전히 바꿨다. 그 결과 아날로그의 섬세하고 세련된 사운드를 유지하면서도 열로 소모되는 전류를 최대로 줄여 기기의 사이즈를 작게 만들어내며 새로운 오디오의 패러다임을 여는 데 성공했다는 평을 받는다.
드비알레는 현재 하이엔드 앰프인 엑스퍼트 프로(Expert Pro) 시리즈와 럭셔리 오디오의 끝판왕이라 불리는 스피커 팬텀(Phantom) 시리즈, 무선 이어버드 제미니(Gemini)까지 총 10개가 넘는 라인업으로 한국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축구공 크기의 작은 스피커 팬텀1의 대당 가격이 360만 원부터 시작해 고급형은 600만 원에 달하지만 실제 사용 고객들의 입소문을 타고 올해 들어 판매량이 폭증하고 있다는 것이 공식수입사 측의 설명이다. 서울 용산구 나인원 한남 드비알레 플래그십 매장을 시작으로 최근에는 서울 성수동 아크로 서울포레스트 D타워에 드비알레 컬처 라운지 직영 매장을 오픈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이어가고 있다.
드비알레 글로벌 본사 차원에서도 한국 시장의 성장성에 주목하고 있다. 프랑크 르부샤르 드비알레 CEO는 “역사적으로 한국은 과학 기술 및 경제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세계적 중심지이자 럭셔리 하이엔드 분야에서도 핵심적인 시장”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사운드플랫폼 오드가 독점 수입해 현재 더현대 서울과 현대백화점 본점, 롯데백화점 본점, 롯데백화점 동탄점 등 전국에 총 13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길어지자 그간 전문가 위주의 시장이던 국내 하이엔드 오디오 업계에도 점차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음악 감상은 물론 넷플릭스, 유튜브, 게임 등 집에서 문화생활을 통째로 즐기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덩달아 ‘질 좋은 사운드’에 대한 수요도 끓어오른 것이다. 이에 프리미엄 오디오 시장에 문을 두드리는 신규 소비자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으로 올해 프리미엄 음향 가전 부문의 매출은 전년 대비 59% 늘었다. 백화점 이외에도 하이엔드 오디오 애호가들이 주로 찾는 오디오 전문점은 코로나19 이전 대비 최대 80% 이상 매출이 뛰기도 했다.
관련 업체들도 다양한 판매 채널을 통해 소비자에게 다가가고 있다. 국내 하이엔드 수입 오디오 시장의 터줏대감이자 올해로 창립 96주년을 맞은 덴마크 프리미엄 홈 엔터테인먼트 브랜드 ‘뱅앤올룹슨(Bang&Olufsen·B&O)’은 최근 높은 콧대를 꺾고 온라인 판매를 시작했다. 기존 오프라인 매장에서만 판매하던 1000만 원대 이상의 TV·대형스피커와 같은 고가 라인업을 네이버 브랜드 스토어를 통해서도 판매하기 시작한 것이다. 뱅앤올룹슨은 지난 7월부터 1990만 원에 달하는 하이엔드 스피커인 베오랩 20(Beolab 20)의 온라인 판매를 시작했으며 향후 관련 제품군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코로나19에 따른 언택트(비대면) 소비가 늘어난 데다 오프라인에서 체험하되 구매는 온라인에서 하는 ‘옴니채널(Omni-Channel)’ 쇼핑 경향이 프리미엄 오디오 시장에서 두드러지고 있기 때문이다.
뱅앤올룹슨은 최근 무선연결이 가능한 커넥티드 스테레오 스피커 ‘베오랩 28(Beolab 28)’을 출시하며 하이엔드 홈 오디오 시장 라인업을 한층 강화했다. 베오랩 28은 플로어 스탠드를 활용해 바닥에 세워 두거나 브래킷으로 벽에 설치가 가능해 공간에 따라 자유롭게 세팅할 수 있으며 블루투스 및 와이파이(Wi-Fi) 연결을 지원해 크롬캐스트 빌트인과 애플 에어플레이2, 스포티파이 커넥트를 통해 간편하게 음악을 들을 수 있다. TV와 홈시어터로 연결해 다양한 콘텐츠를 몰입도 높은 서라운드 사운드로 즐길 수 있다는 것이 뱅앤올룹슨 측의 설명이다. 가격은 2190만 원이며 이달부터 압구정 플래그십 스토어를 포함한 전국 11개의 공식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이희권 기자 leeheken@munhwa.com
주요뉴스
시리즈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