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PEC “석유수요 2045년까지 증가세… 생산 지속투자 필요”

에너지 가격 줄줄이 ‘최고치’
FT “위기 국면 분명한 신호”
英 ‘주유대란’ · 中 ‘전력난’ 속
‘탈원전’ 韓 대응책 마련 시급


유가를 비롯해 천연가스·석탄 등 국제 에너지 가격이 줄줄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올겨울 전 세계가 ‘에너지 수급 위기’(energy crunch)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영국·중국 등 경제 대국에서 에너지 대란이 현실화한 가운데 적어도 2045년까지는 원유 수요의 증가세가 지속되면서 수급난 대응을 위해 석유 산업에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경고도 나왔다. 탄소 중립을 명목으로 탈원전 정책을 고수하고 있는 문재인 정부에도 글로벌 수급 불안에 대응하는 전략 마련이 필요함을 시사하는 지점이다.

2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국제 유가 기준치인 브렌트유 가격이 이날 장중 배럴당 80.75달러까지 올라 2018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브렌트유 가격은 7일 연속 상승세를 유지하면서 사상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으며,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연말쯤 90달러를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에선 천연가스 가격이 10% 급등해 7년 만에 최고치인 100만BTU(영국 열량 단위)당 6달러를 넘어섰고, 중국에선 상하이(上海) 원유선물 가격이 지난 8월 말 최저치 대비 27%나 뛰자 정부가 국영 석유 매장량을 사상 처음으로 공개 경매에 부치는 일이 있었다. 이밖에 아시아 에너지 시장의 지표로 여겨지는 호주산 고급 열탄 가격도 이날 역대 최고치까지 상승했다. FT는 이를 “세계 경제 성장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에너지 위기 국면에 들어섰다는 분명한 신호”로 해석했다. 호주 상업은행 웨스트팩의 글로벌 시장 전략 책임자 로버트 레니는 “겨울이 다가오면서 영국과 유럽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잠재적인 에너지 위기가 닥쳐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에너지 위기는 이미 세계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영국에선 이날까지 5일째 주유 대란이 해결되지 않고 있으며, 10년래 최악의 전력난에 직면한 중국에선 주요 발전소의 발전용 석탄 재고량이 2주 정도 버틸 수 있는 수준으로 바닥난 상황이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거치며 공급이 쪼그라든 상태에서 세계 경제가 점진적으로 회복됨에 따라 원유 수요는 장기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나타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OPEC은 이날 발표한 ‘2021 세계 석유 전망 보고서’에서 지난해 급격히 하락한 석유 수요가 올해부터 증가세를 지속, 세계 경제 규모가 현재의 2배 수준으로 성장하는 2045년까지 총 28% 증가할 것으로 관측했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전기차 사용, 재생에너지로의 전환 등이 일어나면서 일부 감소할 수는 있지만, 그럼에도 2045년까지는 석유가 석탄·원자력·천연가스·수력 등보다 사용 비중이 높은 제1의 에너지원으로 남아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OPEC은 이 같은 상황을 반영, 미래의 공급 경색을 막기 위해선 석유 생산에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장서우 기자 suwu@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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