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운 논설위원

퇴직금은 일정 기간 일하고 떠날 때 받는 돈이다. 근로자 퇴직 후 생활 안정을 위해 도입된 제도로, 근로기준법과 2005년 제정된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으로 보장된다. 법적 용어는 퇴직급여. 5인 이상 사업장에서 1년 이상 일한 근로자에게 지급돼오다 2010년 12월 이후 모든 사업장에서 일주일 15시간, 월 60시간 이상 일한 근로자로 대상이 확대됐다.

퇴직금은 평균 임금과 근로 기간을 기준으로 산정한다. 평균 임금은 퇴직 전 3개월 동안 받은 임금 총액을 그 기간의 전체 일수로 나눈 것인데, 1년간 상여금과 연차휴가를 사용하지 못해 받은 수당도 포함된다. 전문가들은 4월에 퇴직하면 퇴직금이 가장 많다고 조언한다. 열두 달 가운데 일수가 가장 적은 2월이 포함돼 평균 임금이 올라가고, 주로 1·2월에 전년도 성과급이 나오며, 설 상여금도 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느 달에 받든 세금을 피할 수는 없다. 나에게는 퇴직급여지만, 국세청 입장에선 퇴직 소득이기 때문이다.

퇴직금에 대한 가장 큰 관심은 누가 얼마를 받았느냐다. 근로자마다 임금, 근무 시간 등이 달라 일률적으로 비교하기 어렵지만, 고임금 기업인이 퇴직금도 많을 수밖에 없다. 현대자동차에서 47년 일하고 지난해 10월 은퇴한 정몽구 명예회장은 527억3200만 원을 받았다. 43년 근무한 현대모비스에서도 297억6300만 원을 받아 퇴직금 총액이 825억 원에 이른다. 전문경영인 가운데는 1998년부터 16년간 재보험사 코리안리에서 일한 박종원 사장이 받은 159억 원이다.

경영인 아닌 근로자 가운데는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 화천대유의 곽병채 전 대리가 6년 일하고 받은 50억 원이 기록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곽상도 의원 아들인 병채 씨에게 거액의 퇴직금이 지급된 배경에 의혹이 쏟아지자 업체 실소유자인 김만배 씨는 27일 경찰에 출두하면서 퇴직금은 5억 원이고 나머지는 산업재해가 있었기 때문에 줬다고 했다. 정몽구 회장은 정주영 회장에게 물려받은 국내 선두 자동차 기업을 세계 선두로 도약시켰다. 공적을 감안하면 오히려 거액의 퇴직금이 작아 보일 수도 있다. 곽 씨는 화천대유에서 어떤 역할을 한 것일까. 퇴직금이든, 산재 보상금이든 실제로 한 일에 비해 지나치게 과하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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