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불쑥 내민 사진 속에는 고무나무 화분이 있다. 그리고 고무나무와 함께 커다란 버섯이 자라나 있다. 웃음을 터뜨렸다. “이게 뭐야? 버섯을 키우는 거야?” 친구도 웃는다. “오늘 아침부터. 오늘 아침에 보니까 버섯이 자라 있더라고. 신기하지?” 나는 다시 한 번 사진을 들여다본다. 이름을 알 수 없는 뽀얗고 예쁜 버섯이다.
해가 갈수록 생명력이 엿보이는 장면에 쉽게 감탄한다. 봄이면 돋아나는 새싹들에, 여름에 무성해지는 나뭇잎에, 가을이면 주렁주렁 매달리는 열매의 모습에 걸음을 멈추게 된다. 계절이 변하듯, 인과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인 줄만 알았다. 응당 그래야 하는 당연한 일로만 여겼다. 이제는 알겠다. 온갖 우연과 필연이 만나 뒤섞여 벌어지는 환상적인 정황이다. 사건이다. 생명이란 느닷없다. 느닷없이 생생하다. 그 생기로부터 나는 내가 살아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곤 한다. 화분에 불시착하여 자라난 버섯이라니. 감동하고 말았다.
며칠 뒤 친구에게 버섯은 어떻게 했느냐고 물었다. “떼어버렸어. 걷잡을 수 없이 번질 수도 있다고 해서” 하는 대답에 그렇겠구나 싶으면서도 섭섭했다. 나도 고무나무를 하나 키우고 있는데, 그 화분으로 버섯이 온다면 어떨까. 나는 함께 살아갈 것 같다. 대책도 없이. 그렇게 생각하며 혹시 돋아나는 하얀 것이 없나, 며칠 화분을 들여다보게 되는 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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