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WS, 동식물 23종 멸종 결론
철새 ‘백먼 워블러’ 등도 포함
전문가 “인간의 자연파괴 때문”


워싱턴=김남석 특파원

미국에서 가장 큰 딱따구리로 너무 크고 아름다워 ‘신의 새’라고도 불렸던 ‘상아부리 딱따구리’(왼쪽 큰사진)를 비롯해 모두 23종의 동식물이 멸종된 것으로 공식 확인됐다. 서식지 파괴와 기후변화 등 인류가 불러온 환경 변화가 원인이다.

29일 워싱턴포스트(WP)·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미국 어류·야생동물관리국(FWS)은 이날 조류 11종과 어류 2종, 홍합류 8종, 박쥐 1종, 식물 1종 등 모두 23종의 생물이 멸종된 것으로 확인돼 멸종위기종 목록에서 제외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멸종된 동식물 중 가장 관심을 끈 것은 미 남동부의 숲과 늪지대에서 서식했던 상아부리 딱따구리였다. 한때 노스캐롤라이나의 해안 평원에서 동부 텍사스만까지 분포했던 이 새는 1800년대 개인수집가·모자 제조업자들의 남획과 무분별한 벌목으로 보금자리였던 숲 지대가 사라지면서 모습을 감췄다. 1944년 마지막으로 종적을 감춘 상아부리 딱따구리는 1967년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됐고 2004년 아칸소 늪지대에서 목격했다는 증언이 나왔지만 이번에 멸종된 것으로 확인됐다.

한때 미국 남부와 쿠바를 날아다녔던 작은 참새목 철새 ‘백먼 워블러’(오른쪽 위), 하와이 숲에서 노래하던 숲새 ‘카우아이 오오’(〃 아래)도 멸종된 것으로 확인됐고, 8종의 민물홍합 역시 영원히 사라졌다. 1973년 미국에서 멸종위기생물보호법이 발효된 이후 54종의 개체 수가 회복됐지만 이번에 23종을 포함해 34종은 완전히 멸종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멸종의 주원인이 인간이 초래한 환경 변화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하와이에는 과거 50종 이상의 숲새들이 살았지만 현재 17종만이 남았다.

FWS는 “23종의 멸종은 미국의 자연유산과 세계 생물 다양성의 영구적 손실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김남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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