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종소리 듣고 복싱 끝”

필리핀의 복싱영웅 매니 파키아오(42·사진)가 내년 5월 필리핀 대통령 선거 출마를 위해 은퇴를 선언했다.

파키아오는 29일(한국시간) SNS에 공개한 14분짜리 영상에서 “복싱 글러브를 내려놓는다. 전 세계, 특히 매니 파키아오를 응원해준 필리핀 국민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다. 복서로서의 내 시간이 끝났다는 것을 받아들이기 힘들지만, 오늘 은퇴를 밝힌다”고 말했다.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섬 빈민가에서 태어난 파키아오는 생계를 위해 링에 올랐고, 1995년 데뷔한 뒤 세계 복싱 사상 최초로 8체급을 석권했다. 파키아오는 통산 전적 72전 62승 8패 2무를 남겼다. 62승 가운데 39승은 KO.

파키아오는 오스카 델라 호야(미국), 후안 마누엘 마르케스(멕시코) 등 최강자들과 명승부를 연출했으며 2015년엔 무패 복서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미국)와 ‘세기의 대결’을 치러 판정패했다. 파키아오는 “나는 방금 마지막 종소리를 들었고 복싱은 이제 끝났다”면서 “해낼 거라 상상조차 못 했지만 내가 삶에서 성취한 것들을 절대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링에서 은퇴한 파키아오의 다음 무대는 필리핀 대선이다. 현직 필리핀 상원의원인 파키아오는 그동안 정치와 복싱을 병행해 왔다. 파키아오는 지난 19일 집권당 PDP-라반 내 한 분파의 대선 후보 지명을 수락하고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정세영 기자 niners@munhwa.com
정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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