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영학과 김만배·남욱 대화 녹취록…‘유동규에 금품 정황’ 등 주목

수익배분법·정계 로비도 담겨
檢 “어느 정도 믿을만해” 판단
핵심인물 금전관계 파악 초점

대장동 동업·협력관계 4인방
정씨가 녹취한 2019년부터
수익·로비자금 배분 등 갈등


검찰이 성남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지난 29일 압수수색에 나선 배경에는 시행사 화천대유자산관리 등의 4000억 원대 배당금 및 수천억 원대 분양 수익 배분을 놓고 갈등이 빚어지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녹취록이 ‘스모킹 건’ 역할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문화일보 9월 29일자 1·3면 참조) 특히 화천대유 관계사인 천화동인 5호 소유주인 정영학 회계사가 검찰에 제출한 녹취록에는 기자 출신 김만배(화천대유 대주주) 씨와 남욱(천화동인 4호 소유주) 변호사와의 대화와 함께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금품을 받은 정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막대한 배당금을 챙긴 당사자들의 이른바 ‘쩐의 전쟁’이 내부 고발로 이어진 만큼 자금 추적과 함께 이들의 이해관계도 따져본다는 계획이다.

30일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개발 의혹 사건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전날 저녁 늦게까지 진행된 압수물 분석에 들어가면서 정 회계사가 제출한 녹취록과 사진 등의 실체를 확인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검찰은 핵심 인물들의 금전 관계를 최우선적으로 따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녹음 파일의 생성자이자 내부 고발자이기도 한 정 회계사는 대장동 개발사업의 수혜자이기도 하다. 그는 천화동인 5호 출자금 5581만 원으로 최근 3년간 644억 원의 배당금을 챙겼다.

검찰은 우선 정 회계사가 지난 27일 검찰 조사에서 제출한 녹음 파일 등 증거가 어느 정도 신뢰할 만한 수준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정 회계사는 대장동 개발사업 초안을 짠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도부터 생성된 19개 녹취 파일은 크게 천화동인 1~7호 실소유주가 제3의 인물일 가능성과 이들 간 수익 배분 방법, 정치권 등 로비 관련 정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유 전 본부장 등에 대한 금품 로비 가능성을 의심할 만한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한다. 다만 유 전 본부장이 녹취 일부 발화자로 직접 등장하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녹취 내용의 진위는 앞으로 검찰이 검증해야 할 문제다. 정 회계사가 표면적으로 600억 원 넘는 배당금을 챙긴 만큼 본인에게만 유리한 쪽으로 자료를 제공했을 수도 있다. 실제 정 회계사가 녹취한 시점(2019년)부터 배당금을 놓고 핵심 관계자들이 갈등을 빚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본래 녹취의 목적도 검찰 수사 대비가 아니라 수익 배분을 분명하게 하기 위한 목적이었을 가능성도 있다. 결국 녹취록은 대장동 개발사업 초기부터 함께한 정 회계사와 남 변호사 사이에 수익 배분을 놓고 큰 갈등을 빚었음을 보여주는 간접 증거로 보인다. 김 씨와 정 회계사가 정치권 등 로비자금 배분을 놓고 갈등을 빚어 민사소송까지 벌였다는 얘기도 나온다.

화천대유와 관계사들이 배당금 잔치를 벌일 수 있도록 유 전 본부장이 금품 등을 받고 도왔는지도 검찰이 밝혀야 할 핵심 의혹이다. 사업자 선정 공모가 이뤄지기 직전인 2014년도부터 2015년 사이 성남도공 문서 목록 등을 보면 유 전 본부장이 신설한 전략사업팀이 공모지침 안을 만드는 등 민간사업자 선정 틀을 짰다. 더욱이 해당 팀 구성원에는 남 변호사와 친한 대학 후배가 있었다는 인터뷰와 증언도 나온 상황이다. 유 전 본부장이 별동대를 꾸려 민간사업자 선정부터 유리한 수익 구조까지 만들었다고 의심할 수 있는 부분이다.

윤정선 기자 wowjota@munhwa.com
윤정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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