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에게 돌아가야 할 개발이익
‘민간업체 배분’ 사업 설계 주목


경기 성남시 대장동 특혜 개발 의혹 사건의 핵심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구속되면서, 당시 성남시장으로서 사업 설계를 총괄한 이재명 경기지사의 배임 혐의 적용 가능성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더불어민주당 대선 유력 후보인 이 지사가 유 전 본부장과 함께 민간 업체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측에 과도한 이익을 주는 방향으로 사업을 구조화했다면 법적 책임을 면하기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5일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핵심은 특수목적법인인 ‘성남의 뜰’의 지분을 1%만 가졌던 화천대유가 지난 3년간 4040억 원의 배당금을 챙겼다는 점이다. 이는 성남시가 초과 수익에 대한 환수 장치를 마련하지 않아 가능했다. 당시 성남의 뜰 대주주(93%)인 성남시와 금융사는 우선주를 보유해 1830억 원을 받았고, 화천대유와 천화동인 1∼7호는 불과 7% 지분의 보통주로 4040억 원을 배당받았다.

법조계에선 성남시와 성남시민에게 돌아가야 할 이익이 민간 업체들에 배분되는 사업 설계에 이 지사가 직간접적으로 개입했다면 배임 혐의 성립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검찰 특수부 출신의 한 변호사는 “의도적으로 특정 업체에 과도한 이익을 몰아주기 위해 유 전 본부장과 함께 기획한 것이라면 배임의 공동 정범으로 기소가 가능하다”고 했다. 이 지사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유 전 본부장은 지난 3일 대장동 사업 관련 배임 혐의로 구속됐다. 특히 구속영장엔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 씨로부터 5억 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가 적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유 전 본부장과의 연관성과 화천대유로부터 돈을 받은 정황이 나온다면 이 지사의 배임 혐의는 확실해진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검찰이 이 지사의 배임 혐의를 수사를 통해 밝히기 어렵다는 관측도 상당하다. 이 지사가 유 전 본부장은 ‘직원’일 뿐이라며 측근 관계를 부인하고 있는 데다, 화천대유를 통해 이 지사 측에 금품이 흘러갔다는 증거도 없기 때문이다. 비수도권 지역의 한 차장검사는 “유 전 본부장이 이 지사에게서 지시를 받았다고 진술하거나, 금품을 제공했다는 점이 드러나지 않으면 단순 사업에 대해 결재를 했다는 것만으론 혐의 적용이 어려울 수 있다”고 전했다.

김규태 기자 kgt90@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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