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업익 25% 성과급 지급” 요구
평균 연봉 1억8260만원 추정
LG전자·SK하이닉스 8%↑등
ICT發 임금인상, 대기업에 확산
재계 “임금인상 기업부담 가중”
게임과 인터넷 등 정보통신기술(ICT) 업계를 중심으로 촉발된 임금 인상 바람이 제조 대기업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LG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기업들이 올해 임금을 8% 이상 대폭 인상한 가운데 5일부터는 재계 간판인 삼성전자 노사가 본격적으로 임금 교섭에 돌입한다.
재계는 과도한 임금 인상 바람이 자칫 기업 부담을 가중시키고 중장기 성장 동력을 훼손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중 패권 경쟁과 코로나19 장기화, 물류대란, 원자재 가격 급등, 중국의 전력난, 부품 품귀 현상 등으로 경영 전반의 시계(視界)는 극도로 불투명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사는 이날 오후 경기 용인 기흥캠퍼스에서 첫 상견례를 갖고 2021년도 임금교섭을 본격 진행한다. 이번 교섭은 지난해 5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대(對)국민 사과에서 ‘무노조 경영 폐기’를 약속한 뒤 처음으로 이뤄지는 것이다. 삼성전자 노사가 협상 과정에서 합의점을 도출하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임금교섭이 타결된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2018년 노조 설립 이후 몇 차례 임금교섭을 벌인 적은 있었지만, 합의에 이르진 못했다. 노조가 사측에 요구한 임금교섭 협상안 초안에는 △전 직원 연봉 1000만 원 일괄 인상 △자사주(1인당 약 107만 원) 및 코로나19 격려금(1인당 약 350만 원) 지급 △매년 영업이익 25% 성과급 지급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지난해 삼성전자의 사업보고서상 임금·경영실적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노조 요구대로 임금교섭이 타결되면 직원 1인당 평균 급여가 약 1억8260만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지난해 삼성전자의 1인당 평균 급여(약 1억2100만 원) 대비 51%가량 오른 수준이다. 리더스인덱스는 직원 1인당 급여가 6000만 원 오르면 삼성전자의 당기순이익이 최소 6조 원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재계에서는 즉각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국내 기업의 가파른 임금 인상 속도에 비해 여전히 노동생산성은 그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산업연합포럼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우리나라의 2015년 대비 시간당 평균임금 상승률은 20.1%로 미국(12.5%), 일본(-1.5%), 독일(17.9%) 등을 모두 제쳤다. 갈수록 벌어지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 역시 심각한 사회 갈등 문제로 확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장병철·이근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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