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중은행들 가계대출 축소로
돈줄 막힌 수요자들 몰릴 듯
“대출금 늘리는 데 한계”지적도
“완전 새로운 은행”을 선언한 ‘3호 인터넷전문은행’인 토스뱅크가 출범 첫날부터 공격적인 대출금리를 내세웠다. 신용대출 최저금리가 다른 인터넷전문은행보다 0.6%포인트 낮아 ‘개업특수’가 기대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가계대출을 축소하려는 당국의 방침과 부족한 자본금이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토스뱅크는 5일 정식 출범과 동시에 계좌 개설 사전신청 고객을 시작으로 순차적인 서비스 개시에 나섰다. 토스뱅크에 따르면 지난달 10일 시작한 계좌 개설 사전신청에 100만 명이 넘는 고객이 몰려 일단 흥행에는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토스뱅크가 제공하는 서비스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신용대출 금리다. 이날 기준 최저 연 2.76%에서 최고 15.00%를 적용하고 있어 금리 폭이 시중은행은 물론 다른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나 카카오뱅크에 비해서도 넓다.
특히, 고신용자 대상 최저금리는 2.76%로 5대 시중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을 통틀어 최저수준이다. 최근 시중은행의 대출 축소로 ‘돈줄’이 막힌 대출 수요자들이 토스뱅크로 몰릴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지점이다.
이런 대출 특수가 장기간 이어지지는 못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가계대출을 축소하려는 당국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1일부터 신규 마이너스통장 대출을 연말까지 중단하기로 했고, 케이뱅크 역시 지난 4일 신용대출 상품 3개의 최대 대출한도를 일괄 축소했다. 출범에 따른 특수를 잠시 누릴 수 있겠지만, 결국 당국의 요구에 따라 대출 영업이 일정수준 제한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토스뱅크의 자본금을 고려할 때 대출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다는 시각도 있다. 토스뱅크 자본금은 2500억 원으로, 국제결제은행(BIS) 총자본비율 규제(8.5%)를 감안해도 최대 대출 규모는 자본금의 12배를 넘는 3조 원 수준이다. 이는 올해 초부터 지난 8월 말까지 카카오뱅크의 가계대출 증가액인 4조2000억 원보다 적은 금액이다.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는 “토스뱅크는 중·저신용자를 포함해 폭넓은 고객을 포용하는 정책으로 은행의 문턱을 낮췄다”며 “고객에게 전가됐던 제약들을 모두 없애고, 새로운 기술과 데이터를 활용해 고객에게 가장 좋은 혜택을 돌려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정선형 기자 linea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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