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 전부터 스스로 어겨” 비판
정부가 한국형 재정준칙을 지난해와 올해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과정에서 이미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재정건전성 준수를 위해 정부 스스로 도입·추진하는 기준을 시행하기도 전부터 어겼다는 비판이 나온다.
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류성걸 국민의힘 의원실이 기획재정부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정부는 지난해 4차 추경과 올해 1, 2차 추경 편성 과정에서 이미 재정준칙 한도를 어겼다. 재정준칙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을 60%, 통합재정수지 적자 비율을 3% 이내로 관리하겠다는 내용이다. 더 나아가 기재부는 두 지표가 기준선을 넘나들 수 있도록 국가채무 비율을 60%로 나눈 수치와 통합재정수지 비율을 -3%로 나눈 수치를 곱한 값이 1을 넘지 않으면 재정준칙을 준수한 것으로 본다는 ‘꼼수’ 산식을 만들었다. 국가채무 비율이 60%를 넘더라도 재정적자 비율이 3%를 넘지 않는다면 재정준칙을 준수한 것으로 본다는 의미다.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국가재정법 개정안은 지난해 10월 국회에 제출됐지만 여전히 긴 잠을 자고 있다.
그런데 지난해 4차 추경 편성 당시 국가채무비율은 43.9%, 통합재정수지 비율은 -4.4%로 재정준칙 산식에 대입 시 1.07로 1을 초과했다. 국가채무비율 48.2%, 통합재정수지비율 -4.5%였던 올해 1차 추경 편성 시에도 1.2로 1을 초과했고, 2차 추경 때 역시 1.16으로 한도인 1을 넘겼다. 시행이 4년이나 남은 재정준칙을 이미 올해 추경 편성 때마다 어긴 셈이다.
류 의원은 아울러 정부가 의도적으로 통합재정수지 적자 비율 향후 전망치를 3%보다 낮게 설정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정부는 1년 전 ‘2020∼2024 국가재정운용계획’을 내놓을 때만 해도 GDP 대비 통합재정수지 비율을 -3%가 넘는 -3.6∼-4.0% 수준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올해 내놓은 ‘2021∼2025 국가재정운용계획’에선 GDP 대비 통합재정수지 비율을 내년 -2.6%, 2023년 -2.9%, 2024년 -3.0%, 2025년 -3.0%로 전망했다. 정부는 늘어난 세수와 경기 회복세에 따라 통합재정수지가 정상화되는 측면을 고려했다고 설명했지만, 국가채무 비율이 늘어남에 따라 통합재정수지를 낮춰 재정준칙 산식 전망치를 1 이하로 맞추기 위함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
주요뉴스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